가장 정밀한 합금 ‘인바’의 비밀 국내연구진이 풀었다

2016.10.19 20:00
연구진이 실험에 사용한 ‘희토류 망간 산화물’의 구조. - IBS 제공
연구진이 실험에 사용한 ‘희토류 망간 산화물’의 구조. - IBS 제공

세상에서 가장 정밀한 합금인 ‘인바’의 생성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100년 넘게 해결되지 않던 정밀함의 비밀을 풀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다양한 정밀기기 산업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물질연구단 부연구단장(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사진) 팀은 인바와 같이 여러 원소가 결합한 물질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인바는 니켈과 철의 합금으로, 온도 변화에 따른 열팽창이 거의 없어 시계 등 정밀기계를 만들 때 자주 사용된다. 인바를 발견한 공로로 스위스의 물리학자인 샤를 에두아르기욤은 192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1897년 처음 발견된 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독특한 특성이 물리적으로 규명된 적은 없었다.

 

연구진은 물질 내에서 원자가 일으키는 미세한 떨림인 ‘격자진동(Phonon)’이 인바의 열팽창을 막는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연구진은 인바와 같은 자성 물질인 ‘망간산화물’을 만든 다음, 이 물질에 중성자를 쏘아 실험하는 방식으로 스핀파(spin wave·입자의 고유 운동량)와 격자진동 현상을 실험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IBS 제공
IBS 제공

망간산화물 내부의 원자들은 중성자에 의해 진동할 때 개별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하나의 새로운 입자처럼 움직였다. 인바에서 열팽창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 또한 같은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단 측은 ‘물질 속 입자도 공간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며 ‘넓은 공간에 혼자 서있을 때는 팔을 자유롭게 휘두를 수 있지만,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는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밝혔다.

 

박 부연구단장은 “이 연구 결과 다른 여러 합금에 적용하면 정밀가공기술 발전에 토대가 될 것”이라며 “100여 년 동안 난제로 남아있던 격자진동의 실체를 확인한 것으로 다양한 재료의 메커니즘 파악에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9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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