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증 극복하고 말라리아에도 저항… 환경적응 유전자 ‘총정리’

2016.10.09 20:49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10월 7일자 ‘사이언스’ 표지에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오르는 셰르파(등산안내자)의 사진이 실렸다.

 

히말라야에 사는 티베트인들은 보통 사람과 달리 고산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체내 산소운반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변형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견디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티베트뿐 아니라 남미의 안데스 고원, 에티오피아의 시미엔 고원 등 해발 2500m 이상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사라 티쉬코프 미국 펜실베니아대 유전학과 교수팀은 티베트인의 돌연변이처럼 인간이 거주환경에 적응한 사례들을 모아 ‘사이언스’ 7일자에 리뷰 논문을 실었다.

 

다른 민족보다 우유를 일찍부터 먹기 시작한 중동에선 성인이 되어서도 젖당을 잘 분해하도록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고,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아프리카에선 적혈구가 초승달 모양으로 변해 말라리아에 저항성을 띠도록 변이가 일어났다. 북위도에선 피부가 자외선을 더 많이 흡수하도록 색소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심지어 독성물질에 적응하기 위한 돌연변이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산안토니오 데 로스 코브레스 지역은 1만1000년 전부터 사람이 모여 살던 곳인데, 다른 지역에 비해 지하수의 비소 농도가 조금 높다. 이곳이 고향인 주민들은 보통 사람보다 신장에서 비소를 걸러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한편 남태평양 사모아 섬에 사는 사람들은 인구의 80%가 비만이다. 지방을 저장하는 능력이 탁월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다. 연구자들은 과거 이 섬에 살던 사람들이 상시적인 기아에 허덕였을 때 유전자 변이가 생겼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라 티쉬코프 교수는 논문을 통해 “인류가 지구 방방곳곳으로 퍼져나간 뒤 1만년간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다”며 “이를 이해하면 각 지역마다 사람들의 성격이나 질병위험이 다른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지역별로 발견된 돌연변이 유전자. 지구 각지로 퍼진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킨 유전변이다. - 사이언스 제공
각 지역별로 발견된 돌연변이 유전자. 지구 각지로 퍼진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킨 유전변이다. - 사이언스 제공

 

 

네이처 제공
네이처 제공

‘네이처’ 10월 6일자 표지에는 침대 위에서 뒤척이는 사람의 모습이 실렸다.

 

프란츠 웨버 미국 UC버클리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신경생물학과 교수팀은 잠을 일으키는 신경 회로에 대해 연구한 최신 연구를 정리한 ‘리뷰 논문’을 네이처 표지 논문으로 게재했다.
 
사람의 잠은 급속안구운동(rapid eye movement, REM)이 일어나는 ‘렘수면’ 단계와 그렇지 않은 ‘비렘수면’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두 가지 형태로 잠을 자는 건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뿐이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일 때 뇌전도(EEG), 근전도(EMG)는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잠에 들면 먼저 비렘수면 단계를 거쳐 렘수면 단계로 들어간다.

 

그런데 깨어있는 상태에서 비렘수면 단계로, 다시 렘수면 단계로 이동하는 동안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직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20세기 연구자들은 잠을 매우 수동적인 상태로 여겼다. 정신과 육체활동이 멈추고 감각이 줄어들면 자연히 잠에 빠져드는 것으로 여겼지, 특별한 화학작용이 뇌에서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잠을 일으키는 특정 화학물질이 있다. 그리고 이 화학물질이 뇌의 특정부위에 작용하면 마치 스위치가 켜지듯이 잠에 빠져들게 된다. 빛으로 뇌 속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관찰하는 ‘광유전학’ 등 실험방법이 발달한 덕이다.

 

최근 몇몇 과학자 그룹이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시상하부 앞쪽에 있는 시각교차앞구역(preoptic area)에 히스타민, 노르아드레날린, 세로토닌이 작용하면 잠에 빠져들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잠을 유발하는 신경세포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나 사이토카인(면역물질), 포도당 등의 영향을 받는다”면서 “잠의 생물학적 원리를 밝히면 불면증 등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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