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을 다스리는 방법

2016.10.04 15:00

임상적(clinical)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따금씩 마음이 우울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늘 뭐든 귀찮게 느껴지고 때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 같은 무기력이 찾아오기도 한다. 우울한 감정은 어떨 때 찾아오는 걸까?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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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신호


학자들에 의하면 감정은 우리가 삶 속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 가치있게 여기는 대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심리학자 Silvia에 의하면 사람들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선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와 정체성, 아끼는 대상이 있고, 그것들이 잘 되거나 혹은 잘못 되었다는 걸 인지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서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둘러싼 긍정적 또는 부정적 사건들이 감정이라는 내적경험이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요하게 여기던 목표를 이루었다든가(취직에 성공), 또는 실패했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겼거나 혹은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그 목표나 사람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가에 따라 기쁨 등의 긍정적 감정 또는 슬픔 등의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자신에게 있어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나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은 애초에 별로 신경도 쓰지 않게 된다.


따라서 감정은 우리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대상들이 ‘어떤 상태인가’를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가 된다. 전반적으로 기분이 좋은 상태라면 삶이 잘 굴러가고 있다는 뜻인 반면, 그렇지 않다면 ‘뭔가 중요한 것’을 잃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만약 감정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면, 뭔가 우울하고 마음이 힘들다면, 감정을 무시하기보다 지금 혹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살고 있지 못한 게 아닌지 점검해 보는 것도 좋다.


Higgins 등에 의하면 ideal(되고싶은 나, 예, 여행을 하며 맘껏 자유롭게 살고 싶다)-ought(주변의 기대 등에 의해 되어야하는 나, 그럴싸한 직장을 얻어야 한다)-actual(실제 나)-undesired self(되고싶지 않은 나) 사이에 갭이 생길 때, 부정적 정서를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구체적으로 ideal self와 actual self 사이에 갭이 생길 때에는 ‘실망감’이, ought self와 actual self 사이에 갭이 생길 때는 ‘불안’과 ‘죄책감’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말 피하고 싶은 어떤 상태(undesired self, 직업이 없는 것만은 피하고 싶다거나)와 actual self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각종 부정적 감정을 크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여러분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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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사고체계때문에 우울하다면


한편, 위의 경우와는 다르게 삶에는 딱히 별 문제가 없는데도 단지 사고체계가 지나치게 부정적이어서 늘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자기자신(self), 세상(world), 미래(future)에 대해 (사실 별 근거없이) 지속적인 부정적 믿음을 보인다. 같은 일을 겪어도 이런 사고체계 덕분에 훨씬 많은 부정적 정서를 느끼게 된다.


부정적 인지체계에는 다음과 같은 극단적인 사고들 또한 포함된다. '일에서 실패하면 나는 인간으로서도 실패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날 좋아하지 않으면 나는 행복할 수 없다' 등.


자신에 대한 높은 기준(high self-standards), 낮은 통제감, 운이나 운명의 힘을 크게 생각하는 경향, 즉 자신의 힘을 과소평가하는 반면 외부의 힘을 과대평가하는 경향 역시 지속적인 우울감과 관련을 보인다.


심리학자 Silvia는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어렵고 힘든 일을 당연히 잘 해내야 한다는 높은 기준을 스스로에게 세워놓고 힘들다고 좌절하는 행동을 반복할수록 우울해지기 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한 번 실패하면 인생이 망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나 자신에게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세우고 좌절하길 반복하는 버릇은 가급적 버리는 것이 좋다.


또한 ‘긍정적 자기지각’을 갖는 것이 추천된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든다고 해서 반드시 긍정적 인식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의 별로인 부분들도 파내면 파낼수록 끊임없이 나오고 계속해서 알게되듯, 자신의 좋은 부분들 또한 계속 파내서 머리 속에 추가해야 의식할 수 있게 된다. 단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런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참고문헌
Silvia, P. J. & Eddington, K. M. (2012) Self and emotion. In M. R. Leary & J. P. Tangney (Eds.), Handbook of Self and Identity (pp. 425-445). New York: Guilford Press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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