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행 편도 우주선 티킷을 수억 원에 구매할 사람은 누구?

2016년 10월 09일 18:00

간단한 퀴즈에서부터 시작해보자. 110여년이 넘는 영화의 역사에서, 지구를 제외하고 영화의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천체는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해도 달도 아닌 바로 화성이다.

 

위키피디아의 집계에 따르면 달은 약 23편의 영화에 직접인 배경이 되었던 반면, 화성은 4분짜리 1910년작 ‘A Trip to Mars’를 시작으로 지난 9월말 미국에서 개봉한 B급 영화 ‘First Man on Mars’까지 총 32편의 영화에 직접적인 배경으로 등장했다. 

 

아놀드 슈왈츠네거 주연의 SF영화 토탈 리콜에 등장하는 화성 정착지의 모습 - 토탈리콜 제공
아놀드 슈워츠네거 주연의 SF영화 토탈 리콜에 등장하는 화성 정착지의 모습 - 트라이스타 픽처스 제공

●신비감 무너진 ‘달’보다, 미지의 ‘화성’이 인기

 

항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태양을 영화의 배경으로 쓰기 어려웠던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왜 가까이 있고 매일 볼 수 있는 달이 아니고 화성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다. 많은 관측과 직접적인 탐사의 결과, 달이 인간의 상상력을 더 이상 자극시키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화성은 지금도 극지방에 얼어 붙은 물이 있고 어딘가 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있으며, 눈으로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가장 가까이 있는 행성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우주적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화성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그린 영화 마션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제공
화성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그린 영화 마션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외계에서 봤을 때 이른바 태양계의 ‘골디락스 존’에 지구 이외에는 유일하게 들어있는 행성인 화성을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화성인의 침공이나 화성에서 발견되는 미지의 생명체의 습격 등으로 대변되는 판타지/호러적인 접근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마션’처럼, 최근엔 인류가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야 할 상황을 가정할 경우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화성이 다루어지기도 한다.

 

그러한 시각의 변화가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연달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 첫 번째는 지난 8월말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화제가 되었던 HI-SEAS(Hawaii Space Exploration Analog and Simulation) 프로젝트였다.

 

지난해 8월말부터 시작해 1년간 화성과 유사한 환경을 가진 하와이 마우나 로아산에 설치된 110m^2 크기의 돔 안에서 총 6명의 남녀 실험 참가자들이 태양광 발전에 의존하여 살면서, 외부에 나갈 때는 우주복을 입고 나가야 하는 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낸 것.

 

하와이 마오나 로아 산에서 1년간 화성 생존실험을 끝마치고 나오는 6명의 참가자들
하와이 마오나 로아 산에서 1년간 화성 생존실험을 끝마치고 나오는 6명의 참가자들

음식과 물이 각각 2개월, 4개월 마다 공급되었고, 인터넷은 연결되었지만 실재 화성과의 거리를 고려하여 20분의 시간차가 있고, 개개인에게 침실이 지급되었으나 다른 공간은 모두 공용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실험 환경이었다. 참가자들은 그런 제한된 환경이 주는 지루함과 프라이버시 문제를 견디기 힘들어 했고, 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고장나는 등의 상황에서는 서로간의 갈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화성 생존실험은 화성과 유사한 외부 환경과 약 110제곱미터 규모의 돔안에 설치된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화성 생존실험은 화성과 유사한 외부 환경과 약 110제곱미터 규모의 돔안에 설치된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런 정착 실험의 결과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 것이, 정작 사람을 화성에 보낼 수 있어야만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 가본 적도 없고 가는 방법도 모르는데, 그 곳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실험하는 것이 맞는 순서는 아닐 수도 있는 것. 바로 그런 문제 의식을 파고 든 것이 스페이스X를 창업할 당시부터 화성에 정착지 건설을 목표로 한다고 천명했던 일론 머스크다.

 

●실험실이 아나라 정말로 ‘화성’으로 출발!


지난달 말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에서 그는 2018년부터 2년 간격으로 무인 우주선을 발사하여 정착지 건설 장비들을 보내고, 사람을 태운 우주선은 2022년에 최초로 발사할 것이라는 담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일론 머스크가 이러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 사실은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일론 머스크가 담대한 화성 정착지 건설을 위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일론 머스크가 담대한 화성 정착지 건설을 위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관련 기사들은 초기에 1인당 5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약 80일의 우주 여행을 해야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간도 대폭 단축하고 비용도 약 1억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상업적인 부분만 부각시켰다. 그러나 정작 그러한 금전적이고 시간적인 제약보다, 아직 되돌아올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이 왜 화성에 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은 찾을 수가 없었다.


일론 머스크가 인류를 행성간 여행을 할 수 있는(Interplanetary)는 종으로 만들겠다는 사명 하에 이러한 원대한 계획을 만들고 실행하려 하는 점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영화 ‘마션’에서 화성에 홀로 남겨진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처럼 죽음을 무릅써야 할 수도 있는 화성의 초기 정착민들은 과연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누구도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 아프리카를 떠나 맨발로 대륙을 넘고, 거친 바다로의 항해를 시작해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일부 용감했던 우리의 조상들처럼, 목숨을 걸고라도 화성으로의 편도행에 몸을 싣고 훗날 영화 ‘토탈 리콜’에서 그려진 것같은 화성 정착지의 기초를 닦고 싶어할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 참고
☞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 발표

☞ 화성에 사야하는 부인할 수 없는 이유 5가지
☞ 화성이 배경으로 등장한 영화 목록

 

※ 필자소개
이철민. 학부에서 계산통계학을 전공하고 국내 IT기업들에 재직하다 미국 유수의 MBA과정에서 경영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국내 사모펀드(PEF)에서 M&A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씨네21』, 『동아일보』, 『한겨레신문』등에 다양한 칼럼을 연재한 바 있으며, 저서로는 『인터넷 없이는 영화도 없다』, 『MBA 정글에서 살아남기』 등이 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지금
이기사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