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이 그냥 커피였다면 ‘아이 엠 어 히어로’는 TOP다

2016년 09월 22일 06:00

주말까지 5일 간 이어졌던 추석 연휴가 끝났다. 긴 연휴에 모처럼 마음의 여유를 누리고 아직까지 연휴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분들, 고된 제사 상차림과 장시간 운전, 쏟아지는 잔소리 견디기 등 갖가지 명절 증후군으로 고생한 분들, 그리고 연휴에도 전국 각지 일터로 나가 근무했던 분들까지 모든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극장가는 추석 대목이 지나간 다음, 잠시 한숨을 돌리는 일주일이 될 전망이다. 다음 주 <아수라>,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등 화제작들이 대거 개봉하기 전, 작지만 알이 꽉 찬(?) 신작 영화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 두 편과 전설적인 재개봉 영화 한 편까지 총 세 편의 영화를 만나 보자.

 

(주)영화사 빅,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사 마농(주) 제공
(주)영화사 빅,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영화사 마농(주) 제공

 

아이 엠 어 히어로 - (주)영화사 빅 제공
아이 엠 어 히어로 - (주)영화사 빅 제공

#1. <아이 엠 어 히어로>


감독: 사토 신스케
출연: 오오이즈미 요, 아리무라 카스미, 나가사와 마사미

 

필자가 신작 중에서 일본 영화를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일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일본 영화가 작품성이 낮거나 선뜻 추천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화제성이 낮은 편이고 워낙 다양한 개성을 지닌 영화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으로 소개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눈에 띄는 신작이 적기도 하고, 개봉 여건이 특히 좋은 영화라 가장 먼저 소개하게 되었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변명은 아니다!)


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원인불명의 바이러스로 사람이 사람을 물어뜯는 통제불능 상황 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들의 숨막히는 생존기를 그린 작품. 일주일 전 <아이엠스타 뮤직어워드>라는 이름의 반짝거리는 애니메이션이 개봉하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른 영화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리얼’ 좀비 영화다. 전 세계적으로 600만부가 판매된 동명의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래봬도 브뤼셀, 시체스, 판타스포르토 등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도합 5관왕에 오른 작품으로, 특히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는 은까마귀상을 수상한 연상호 감독의 좀비 애니메이션 <서울역>을 제치고 최우수작품상에 해당하는 황금까마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좀비가 등장하는 장르물이기 때문에 <부산행>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국적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며 (아직까지) 올해 최고의 흥행 영화로 꼽히는 <부산행>이 한국형 좀비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원작의 팬이라 밝히며 직접 관객과의 대화에도 참여한 이 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는 더욱 강렬하고 리얼한 좀비 영화로 각광 받고 있다. 더불어 <부산행>으로 좀비 소재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가 한층 높은 상태에서 개봉하기 때문에 좀비 영화 매니아가 아닌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혼.남의 기대평: 관람등급부터 차이가 난다. <부산행>은 15세 이상 관람가,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다. 시각적 충격과 잔혹하고 가차 없는 전개가 중요한 좀비 영화의 특성을 고려할 때, (좀비물의 장르적 표현에 한해서) <부산행>이 그냥 커피라면, <아이 엠 어 히어로>는 아마 탑이 될 수도 있겠다.


 

대결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대결 - (주)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2. <대결>


감독: 신동엽
출연: 이주승, 오지호, 이정진, 신정근, 손은서


또 하나의 비범한 신작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리얼현피액션’을 표방하는 영화 <대결>은 형의 복수를 위해 굴지의 게임회사 대표와 대결하려는 취업준비생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누군가의 갑질을 이겨내기 위해 속된 말로 ‘맞짱’을 뜨는 패기 넘치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사이다처럼 시원함을 선사하기 위해 나섰다. 이주승, 오지호, 이정진 등 엄청난 티켓 파워를 지닌 배우는 없지만 각자 한 성격 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주목할 것은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신동엽 감독. 2004년 <내 사랑 싸가지>로 데뷔해 김병만, 류담 주연의 기획 영화 <서유기 리턴즈>, <웨딩 스캔들>, <응징자>, <치외법권>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범상치 않은’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감독이다. 게다가 <응징자>가 19만 명, <치외법권>이 34만 명 등 연출한 작품마다 흥행에 쓴 맛을 보았고,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박한 평가를 받은 터라 그의 신작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의아해하는 관객들이 많은 상황. 영화의 내용보다도 이번 영화는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우선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언론의 평가는 썩 좋지 못한데, 주목할 만한 신작이 많지 않아 비교적 많은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영.혼.남의 기대평: 제목과 포스터처럼 신선하면서도 시원한 액션을 보여줘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매트릭스 - 영화사 마농(주) 제공
매트릭스 - 영화사 마농(주) 제공

#3. <매트릭스>


감독: 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 로렌스 피시번, 휴고 위빙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기 직전, 인류의 막연한 불안감을 대변하듯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구현해 낸 영화, 혜성처럼 등장해 SF 액션의 신기원을 개척한 전설적인 영화 <매트릭스>가 재개봉한다. (세상에 영화는 많고 재개봉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매트릭스>는 서기 2199년, 인공지능 로봇의 지배 하에 인공 자궁 안에서 재배되는 미래의 인류가 가상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 특별히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해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젊은 관객들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될 것이다.


수많은 명장면과 패러디를 탄생시킨 영화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도 한 번쯤은 TV를 통해 접한 유명한 장면들이 많다. 주인공 ‘네오’가 몸을 뒤로 젖혀 총알을 피하는 슬로모션 장면부터 또 다른 주인공 ‘트리니티’가 제자리에서 뛰어 올라 상대방을 제압하는 장면 등 다시 봐도 좋을 명장면들로 가득하다. 네오가 빨간색, 파란색 알약 중에서 (휴지가 아니다)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는 장면도 있다.


17년 만에 재개봉하는 작품이어서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인공이자 인류의 구세주 네오 역할을 맡아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키아누 리브스는 친구와 아내의 죽음으로 인해 거리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1999년 당시 연출을 맡았던 워쇼스키 형제는 이제 릴리, 라나라는 이름으로 성별과 이름을 바꿔 워쇼스키 자매로 불리게 되었다.


*영.혼.남의 기대평: 1편이 재개봉해 성공한다면 앞으로 2편, 3편도 극장에서 볼 수 있을 지 모른다. 재개봉하는 영화가 많은 만큼, 여러 가지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이 개봉 당시 극장에서 관람한 관객들에게는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극장에서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게 할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 편집자주

대체 ‘3분 카레’도 아니고 ‘3분 영화’가 무슨 말이냐고? 일단 ‘오X기’ 그룹의 PPL은 아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앞으로 매주 목요일 나올 이 칼럼은 ‘영화 혼자 보는 남자’(영.혼.남=필자)가 3분 만에 추천하는 금주 개봉 영화 소식이다.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매주 목요일, 손이 심심한 오전에 딱 3분만 투자하시라!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 3분 안에 볼 수 있는 이번 주 개봉작 소식을 준비했다. 출근길 지하철 안이든, 벗어나기 싫은 이불 속에서든, 이번 주 개봉 영화가 궁금하다면 매주 목요일 오전에 딱 3분만 투자하시라! 당신의 영화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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