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기 싫다고요?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2016.09.20 18:00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명절 음식을 실컷 먹고 후회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래, 운동을 시작하는 거야! 하지만 작심삼일. 운동하기로 결심한 첫날 이불은 왜 그리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지요? 오늘 저녁에 피트니스 클럽 가기로 했는데, 왜 하필 친구는 치맥을 하자고 유혹하는지...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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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시작도 못 하고, 마음에는 죄책감이 쌓입니다. 역시 나는 의지 박약이야.

 

하지만 죄책감은 잠시 내려놓으셔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여러분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진화의 결과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하버드대학교 생물학과 대니얼 리버먼 교수가 2015년 발표한 '운동은 정말 약이 되는가: 진화의 관점에서' (Is Exercise Really Medicine? An Evolutionary Perspective)라는 논문을 소개했습니다. 그는 “사람이 게으른 것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인류는 오랜 기간 채집과 수렵 생활을 했습니다. 이는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먹이를 얻기 위한 활동에는 굉장히 많은 칼로리가 소모됩니다. 당연히 평소에는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본능으로 자리잡았습니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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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이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몸을 움직여야 했고 이 과정에서 소중한 에너지를 대부분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현대인들은 한끼 식사를 위해 그렇게 몸을 쓸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에너지를 아끼려는 본능은 여전히 우리 안에 살아 있습니다. 

 

현대적 삶의 방식은 인류 전체의 역사에서 보면 극히 최근에 등장했을 뿐입니다. '운동을 위한 운동'은 사람에게 매우 생소한 일입니다. 지하철역에서 우리는 계단을 놔두고 줄 서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조금 걷기도 싫어 마트 입구 가까운 곳에 주차 공간을 찾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진화의 산물이라는 한마디로 우리의 운동 기피 심리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운동을 하기 싫어하는 데에 진화적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 운동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조금은 바꿀 수 있습니다.

 

운동을 실천하지 못 한데 대한 죄책감과 부정적 의식을 줄이고, 실제로 운동을 장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운동을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데 그치지 않고, 운동을 장려하는 사회적 문화적 분위기를 조성한다거나 의료보험비 할인 등 실질적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이 거론됩니다.

 

여럿이 함께 운동을 하는 것도 더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되는 지름길이라고 합니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와 관련된 활동이라는 것이죠. 그러고보니 주변에 동호회에 가입해 운동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를 알 듯도 합니다. 어쨌든 수렵과 채집도 모두 집단 전체가 참여해 함께 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운동을 계속 하지 못 하는 내가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라, 운동을 꾸준히 하는 그들이 진화의 힘을 거스르는 놀라운 의지력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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