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역사상 가장 강한 지진 덮쳤다

2016.09.13 07:00
동아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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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8시32분 경북 경주에서 리히터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다.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한반도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에 앞서 7시44분쯤에는 규모 5.1 정도의 전진(前震)도 일어났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규모 5.0이상의 강진이 두 차례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지진 전문가들은 언제든 리히터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한반도에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관측이 시작된 1978년부터 1998년까지 지진 횟수는 연평균 19.2회였지만 1999~2015년 지진 발생 횟수는 연평균 47.8회로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한국은 대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했던 지질 전문가들조차 12일 경북 경주 강진 이후 “갈수록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날 규모 5.8의 지진은 5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011년 3월 일어난 일본 대지진의 스트레스가 단층에 쌓여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주변 지역에 계속 여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한반도 지진은 한반도 밑 유라시아판에 전달되는 응력(應力·seismic stress)으로 발생한다. 한반도는 유라시아판 왼쪽 부위 가운데 위치한 반면 일본은 태평양, 필리핀, 유라시아판 등 각 지각판이 만나는 경계에 있다. 이에 일본은 판과 판이 미는 힘의 영향을 많이 받아 강진이 잦다. 즉, 일본 주변 판 경계부 강진 발생→일본 본토 영향 및 지진 발생→한반도 방향으로 응력 전달→한반도 지진 발생의 ‘방아쇠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무너진 지층 방향으로 평소 접혀 있던 지층이 펴지면서 수년째 계속 지진을 일으키고 있다”며 “12일 강진도 이 같은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이번 지진은 경주 일대 긴 단층인 ‘양산단층’ 서쪽에서 발생했다. 보통 지진이 양산단층 동쪽에서 자주 일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두 번의 지진이 일어난 단층은 서로 연결돼 있다. 첫 번째 지진은 지층이 땅속에서 수평으로 1㎞, 두 번째 지진은 수평으로 수㎞ 이상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반이 약한 곳이 크고 작은 단층이 모여 있는 단층대다. 국내 활성단층은 총 60여 곳에 달하는데 이 단층들은 주로 이날 강진이 일어난 경주와 울산 인근에 있다. 양산단층(부산~울진 200㎞), 울산단층(울산~경주 50㎞) 등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변지석 국민안전처 재난보험과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지표 밑으로 충격파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500km 이상 거리가 있어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규모가 큰 지진이라 여진 발생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밝혔다. 
 

다행히 지진이 일어난 ‘진원지’가 땅속 깊은 곳에 있어 피해는 적었다. 지진센터 분석 결과 첫 번째 지진의 진원이 땅속 13㎞, 두 번째 지진은 12㎞ 깊이로 국내 지진 중에선 사실상 최대 깊이다. 지진은 지표에 가까울수록 피해가 커진다. 10일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동일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지만 진원지 깊이가 5.11㎞ 정도로 얕아 빌딩 12채 이상이 무너지는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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