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읽는 수학] 한복바지 속에 OOOO 있다!

2016.09.14 18:00

※ 편집자 주
여름휴가가 끝난 뒤 손꼽아 기다리던 추석! 드디어 추석입니다. 풍성한 음식과 오랜만에 만나는 친지들과의 만남으로 즐거운 연휴 보내고 계신지요. 추석을 맞아 본지는 긴긴 연휴에 지식의 사치를 누리자는 취지로 <추석에 읽는 수학>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한복’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요즘에는 명절이라고 특별히 한복을 챙겨입진 않지만, 여전히 한복은 명절을 상징합니다. 한복에 얽힌 수학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엄마, 이 옷은 정말 불편하단 말이야.’

 

큰맘먹고 사놓은 한복이 행여 이번 명절엔 작아질까, 서둘러 아이의 손과 발을 한복 속에 넣어봅니다. 아이는 뻣뻣한 옷감과 익숙치 않은 질감에 반감을 표하고, 부모는 이렇게라도 명절 기분을 내고자 아이와 실랑이를 하며 또 다시 입는 대가로 사탕 하나를 약속합니다. 

 

GIB 제공
GIB 제공

● 한복은 평면재단!

 

한복은 평상복과 달리 접어서 바닥에 놓으면 평면이 됩니다. 평면재단을 하기 때문인데요. 평소에 종종 입는 양복이나 정장류의 웃옷과 비교하면 어깨 부분의 둥근 공간에서 차이가 나지요.

 

양복은 한복과 다르게 입체재단을 한다.  - GIB 제공
양복은 한복과 다르게 입체재단을 한다.  - GIB 제공

입체재단은 옷에 몸을 맞추는 구조이지만, 평면재단으로 만든 옷은 옷이 사람에게 착 감기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양복 웃옷을 입고 양팔을 하늘로 들어올리면, 팔뚝 부분이 끼거나 어깨 부분이 걸려서 행동이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어요. 하지만 한복은 어깨 부분의 옷감이 평면으로 만나 팔을 위아래로 움직여도 걸리는 부분이 없지요. 아마 불편하다는 아이의 평은 질감에서도 오는 선입견인가 봅니다.

 

양복을 입고 만세를 할 때는 어깨 부분이 걸려 불편하지만, 한복을 입고 만세를 하면 걸리는 부분이 없어 활동이 더 자유롭다. - (주)동아사이언스 (이미지소스:GIB) 제공
양복을 입고 만세를 할 때는 어깨 부분이 걸려 불편하지만, 한복을 입고 만세를 하면 걸리는 부분이 없어 활동이 더 자유롭다. - (주)동아사이언스 (이미지소스:GIB) 제공

● 한복바지 속에는 뫼비우스 띠가 무려 2개!

 

뫼비우스 띠는 아래 사진처럼 긴 직사각형을 한 번 비틀어 꼬아 붙인 띠를 말합니다. 그 면 위에 손을 대고 따라가다 보면, 앞뒤 구별이 없는 특별한 띠 입니다. 

 

 

GIB 제공
GIB 제공

한복바지를 만들 때 필요한 옷 조각은 총 10조각이다. - 수학동아 2010년 9월호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한복바지를 만들 때 필요한 옷 조각은 총 10조각이다. - 수학동아 2010년 9월호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한복바지를 만들 때 필요한 옷 조각은 모두 10조각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큰 직사각형 안에 바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각이 오밀조밀하게 들어갑니다. 큰 직사각형 모양 옷감에 직사각형과 삼각형 모양 옷 조각이 알뜰하게 배치돼, 버리는 옷감이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한복 재단은 둥근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더 옷감을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복바지는 앞뒤 모양이 같아 입을 때 헷갈리기 쉽다. 큰사폭이 오른쪽에 오도록 입어야 바른 모양이다. - 수학동아 2010년 9월호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한복바지는 앞뒤 모양이 같아 입을 때 헷갈리기 쉽다. 큰사폭이 오른쪽에 오도록 입어야 바른 모양이다. - 수학동아 2010년 9월호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한복바지를 만들 때 필요한 옷 조각 중에서 사다리꼴 모양으로 생긴 큰사폭과 삼각형 모양의 작은 사폭을 연결할 때 뫼비우스 띠가 생깁니다.

 

한복 옷감대신에 색종이를 이용해 재단해 보면, 왼쪽 그림과 같은 순서로 한복바지 속 뫼비우스 띠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한복바지에는 이렇게 큰사폭과 작은사폭을 연결한 ‘ㅅ’모양의 옷감이 앞뒤로 2개 존재하므로, 뫼비우스 띠도 2개가 있는 셈입니다.

 

● 한복바지에는 클라인 병도 있어!

 

 

 

 

 

위키미디어 제공
위키미디어 제공

한복바지에는 뫼비우스 띠뿐만 아니라 위 그림과 같은 '클라인 병’이라고 부르는 3차원 구조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뫼비우스 띠가 앞뒤를 구별할 수 없는 2차원 구조물이라면, 클라인병은 안팍을 구별할 수 없는 3차원 구조물을 말합니다. 한쪽 벽면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다보면, 결국 밖으로 나오게되는 구조를 말하지요.

 

한복에서 클라인 병은 어디 숨어 있는 걸까요? 한복바지는 속바지와 겉바지 두 겹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옷을 완성하기 위해 속바지와 겉바지의 발목 부분을 바느질한 뒤, 뒤집어서 앞면이 나오도록 할 때 속바지가 겉바지를 뚫고 들어가는 일이 생겨요. 이때 구조를 수학적으로 살펴보면 클라인 병과 닮았지요.

 

수학동아 2010년 9월호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수학동아 2010년 9월호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렇게 클라인 병 구조로 한복바지를 만들면 뒤집기 전에 바지에 솜을 넣어 겨울용 바지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옷 한 벌로 여러 계절을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린 선조들의 지혜가 놀랍네요.

 

※참고문헌

2010년 수학동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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