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과 처세술⑤] 토끼냐 오리냐, 시각의 차이가 변화를 만든다!

2016.08.31 14:00

 

위키피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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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그림이다. 분명 같은 그림인데 토끼의 오른쪽 옆 얼굴이 보이기도 하고, 오리의 왼쪽 옆 얼굴이 보이기도 한다.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잣대로 세상을 본다

 

이처럼 세상은 희한하다. 똑같은 사물인데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미국의 사드 배치를 놓고 어떤 사람은 크게 환영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피켓까지 들고 반대를 한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세상을 자신의 잣대로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마다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며 자기 나름대로 해석을 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다. 마음의 눈으로 색칠을 한 세상인 것이다.

 

GI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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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마다 보는 시각이 다름으로 인해 때로는 많은 갈등을 겪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정치판의 여당과 야당이다. 국회의원들은 많은 정책을 놓고 서로 자기 당의 입장이 옳다고 열을 올린다. 대통령의 연설을 놓고 여당은 찬사를 아끼지 않는 반면, 야당은 형편없는 내용이라고 비난한다.

 

● 다름을 인정하라! 

 

이처럼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는 것은 인간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은 어떤 대상을 놓고 똑같이 볼 수가 없는 존재이다. 다음 그림을 보면 이것을 선명하게 알 수 있다. 땅바닥에 글자가 써있는데 한 사람은 '6'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편 사람은 '9'라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 맞을까? 사실 어느 쪽도 틀린 것은 아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일 뿐이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미지 소스 : GIB)

이 그림은 세상의 많은 일이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어느 한 쪽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한 쪽의 말만 듣고 판단을 내리면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많다.

 

만일 누군가 다른 사람에 대하여 험담을 하거나 모함하는 말을 했다고 하자. 그 사람의 말만 듣고 그것을 그대로 믿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일이다. 옛날 군왕들 중에는 간신들의 모함에 현혹되어 충신을 억울하게 처벌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한쪽 말만 듣지 않고 험담의 대상자에게 사정을 물어봤다면 모함하는 말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바둑에는 한쪽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에서 '반외팔목(盤外八目)'이라는 말이 있다. 바둑판 밖에서 바라보면 8집이 유리해 보인다는 뜻이다. 이는 직접 바둑을 두는 사람보다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더 정확하게 사태를 바라본다는 것을 뜻한다.

 

● 왜 구경꾼의 눈이 더 정확할까?

 

바둑을 두는 당사자들은 자기 입장에서만 보고 자기 식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바둑의 형세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큰 상금이 왔다 갔다 하는 시합과 같이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승부에서는 냉정한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의 눈이 더 정확하다고 하는 것이다.

 

예전에 일본에서 활약하는 조치훈 9단이 시합을 하고 나서 둔 복기할 때 옆에서 바둑을 기록하던 연구생이 바둑수를 지적한 적이 있다. 이때 조 9단은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치며 "아니, 그런 수를 못 보다니!"하고 탄식을 했다. 실력이 강한 프로들이지만 때로는 구경하는 연습생보다 못 볼 때도 있다는 것이다.

 

(주)동아사이언스 (이미지 소스 : GIB) 제공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이미지 소스 : GIB)

이런 점에서 프로기사 중에는 바둑을 두다가 구경꾼처럼 옆자리에 서서 바라보는 이도 있다. 구경꾼의 시각으로 보면 바둑판의 상황이 어떻게 보이는 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바둑을 두는 당사자의 입장과 구경꾼의 입장에 따라 바둑의 상황이 다르게 보인다.

 

반외팔목의 교훈을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적용해 보면 사태를 판단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이해관계가 걸린 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보다 상대편 또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프로9단, 교육학 박사. 삼성, LG, SK 등 다수의 기업과 한국경제, 휴넷 등에서 '바둑과 경영', '바둑과 인생'에 관한 강의를 하고, 이코노미스트지 등에 바둑경영칼럼을 연재해왔다. 지은 책으로 『반상의 파노라마』, 『인생과 바둑』, 『바둑 읽는 CEO』, 『고수경영』 등 3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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