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의 문화산책]문화기술이 ‘천지창조’에 숨결을 불어넣다

2016.08.21 18:00

2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개막한
2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개막한 '미켈란젤로전' 중 '천지창조' 영상. 신이 빈 공간(위 사진)에 숨결을 불어넣자 아담이 나타났다(아래 사진). - 변지민 기자 

신이 허공에 손을 뻗어 생기를 불어넣자 태초의 인간 ‘아담’이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1511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린 대형벽화 ‘천지창조’가 움직이는 그림으로 되살아났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의 그림들을 영상으로 재구성한 ‘미켈란젤로展(전)’이 문화콘텐츠 제작기업 ‘본다빈치’ 주관으로 2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선 명화에 각종 문화기술(CT)을 접목했다. 그림을 영상으로 바꾼 뒤 대형스크린에 HD급 고화질로 투사하는 ‘프로젝션 맵핑’ 기술이 특히 많이 쓰였다. 대형 프로젝터 10대가 동원돼 가로 22m, 세로 7.5m에 이르는 대형 스크린과 그 주변 공간을 움직이는 그림들로 가득 채웠다. 각 프로젝터에는 컴퓨터가 연결돼 있는데, ‘워치아웃’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모든 동영상을 어색하지 않게 하나로 연결해준다.

 

이 덕분에 ‘천지창조’ 그림 속 343명의 등장인물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성경 속 ‘창세기’의 이야기를 전했다. 살아있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린다든지 눈을 깜빡이거나 팔을 휘두르며 생동감 있게 움직였다. 노아의 대홍수를 묘사하는 그림에선 물결이 거칠게 출렁여 불안한 느낌마저 전했다.

 

전시관 내부는 미켈란젤로의 작업실, 그가 설계한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묘소와 시스티나 성당 일부를 재현해 구성했다. ‘천지창조’뿐 아니라 ‘최후의 심판’ 등 미켈란젤로의 대표작들을 영상으로 만들었다. 피에타, 다윗 등 유명 조각품은 진짜와 똑같은 모습의 모형을 전시했다.

 

김려원 본다빈치 대표는 “미켈란젤로는 ‘천지창조’를 4년간 홀로 그리면서 자신의 한계와 싸워 이겼다”며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한계를 극복한 미켈란젤로의 생애와 그의 작품을 보다 생동감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본다빈치는 미켈란젤로 전에 앞서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도 프로젝션 맵핑 기법으로 전시한 바 있다. 미켈란젤로전은 11월 3일까지 열린다.

 

'미켈란젤로전'에서는 가로 22m, 세로 7.5m 대형 스크린을 통해  대형벽화 '천지창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 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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