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보다 더 무서운 폭염… 북쪽에 살수록 더위 사망자 많다

2016.08.12 07:00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도로에 물을 뿌리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폭염은 홍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재난이다. - 동아일보DB 제공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 도로에 물을 뿌리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폭염은 홍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재난이다. - 동아일보DB 제공

최고기온 35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살수차가 도로에 물을 뿌려대지만 열기는 쉽사리 식지 않는다. 숨이 턱 막히는 불쾌함은 느낌만이 아니다. 폭염은 재난처럼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다.

 

●북쪽에 산다고 폭염에 안전하지 않아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부터 10년간 열사병으로 인해 사망한 국내 인구는 293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홍수, 태풍, 폭설로 사망한 사람이 280명인 것을 고려하면 폭염은 재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중·고위도 지역이 저위도 지역에 비해 폭염에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전국적인 폭염이 닥쳤을 때는 오히려 북쪽에 사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더 높아진다.
 

김지영 기상청 기상연구소 연구관은 6개 대도시에 폭염이 닥쳤을 때 오히려 북쪽에 사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한국기상학회’에 2006년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일 최고기온이 섭씨 36도일 때 인천에서 인구 1000만 명당 23.6명이 더위로 사망한다면 대구에선 6.9명이, 서울은 19.8명이, 대전은 17.7명이 사망했다. 부산은 12.2명, 광주는 11.6명으로 나타나 고위도로 갈수록 피해자가 더 많이 생겼다.
 

김 연구관은 “온도 변화에 따라 사망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임계점’이 도시마다 다르기 때문”이라며 “서울의 경우 31도만 되어도 사망자 수가 뚜렷하게 늘어난다”고 밝혔다.
 

한반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추위로 유명한 러시아는 2010년 갑작스러운 폭염이 닥치자 5만6000명이 사망했다. 실제로 미국 북동부의 보스턴은 30도가 임계온도인 반면 남서부 사막 지역인 피닉스는 무려 44도다. 똑같은 폭염이 닥쳤을 때 어느 도시는 괜찮아도 다른 도시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이 살 수 있는 온도는 섭씨 4~35도
 

그렇다면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온도의 절대 임계치는 얼마일까. 사람은 심부 체온 36.8~38도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있다. 외부 환경에 의해 심부 온도가 35도까지 떨어지면 저체온증, 38도 이상으로 높아지면 고체온증에 시달린다.
 

뜨거운 찻잔의 온도가 42도라면 사람은 그 찻잔을 겨우 잡을 수 있다. 심부 체온보다 불과 5도 높지만 그 온도가 사람이 직접 촉각으로 인내할 수 있는 한계치다. 그 이상으로 가면 열을 통증으로 느낀다. 촉각을 느끼는 신경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45도가 넘어가면 변성된다. 즉 이보다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세포는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화상을 입기 시작한다.
 

사람이 숨쉬고 살아가는 대기 온도는 어떨까. 193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비행사의 생존 가능 범위를 규정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결과 4~35도의 기온이면 무한대로 살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다만 이 조건은 습도에 따라서 조금씩 범위가 달라진다. 상대습도가 10% 이하인 건조한 대기에서는 70도의 온도에서도 수일간 살 수 있다. 반면 습도가 40%까지 올라가면 47도, 100%에서는 35도가 한계로 나타났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수분 함량이 많은 대기는 밀도가 높기 때문에 피부에 접촉하는 면적이 넓어 온도를 더 전달한다”며 “열전도율이 높은 수분의 특성상 대기 중 습도가 높아지면 사람은 더 덥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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