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슈 why] 우버는 왜 중국을 포기했나

2016.08.02 20:00

 

 

우버 앱 사용 모습 - the Verge 제공
우버 앱 사용 모습 - the Verge 제공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가 중국에서 발을 뺍니다.

 

중국 경쟁사 디디추싱에 우버차이나를 넘기고 대신 디디추싱의 지분 20%를 받기로 했습니다. 디디추싱 역시 우버에 10억달러를 투자합니다.

 

두 회사는 지금까지 막대한 돈을 쏟아가며 출혈 경쟁을 하던 사이였습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조 단위의 돈을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썼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합병을 선언합니다. 기업가치가 350억달러 (약 38조 8000억원)에 이르는 거대 기업이 탄생합니다. 

 

피를 흘리는 대신 피를 섞기로 한 것이죠.  

 

세계를 뒤흔드는 우버가 왜 중국에서는 힘을 못 쓰고 물러나게 됐을까요?

 

우버는 요즘 세계의 교통과 물류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택시나 영업용 승용차를 부르고, 차가 있으면 원하는 때에 기사로 일하며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물류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 O2O 최대 시장 중국

 

우버는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입니다. 특히 신경쓴 나라가 중국입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교통 O2O 서비스가 가장 발달한 국가 중의 하나입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구도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인구 500만 이상 도시가 80여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반면 교통 인프라는 아직 도시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 하고 있습니다. 택시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에도 불편이 적잖습니다.

 

자연히 차량공유나 온디맨드 교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큽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한 O2O 서비스가 일상 깊숙히 퍼져 있습니다. 위챗 같은 모바일 메신저로 식당에서 결제하고, 송금하고, 정보를 찾는 등 생활의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온디맨드 교통 서비스를 하기엔 최적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조사해 봤더니, 지난 한달 간 차량 호출 이용 건수는 평균 8건, 월평균 지출은 181위안 (약 3만원)이었습니다.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엄청난 경쟁이 있었습니다.

 

● 중국 최강 교통 O2O 기업은 우버 아니라 디디추싱

 

현재 우버에 앞서 사업을 시작한 디디추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설립된 지 4년 된 이 회사는 중국 온디맨드 교통 시장의 87.2%를 차지합니다. 이용자는 3억명, 운전자 수는 1500만명, 일 호출 건수는 140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반 택시뿐 아니라 우버와 같은 영업용 고급 승용차, 버스, 대리운전 등 대중교통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중국 교통 온디맨드 서비스 디디추싱 이용 화면 - the Drum 제공
중국 교통 온디맨드 서비스 디디추싱 이용 화면 - the Drum 제공

디디추싱 역시 경쟁사 간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입니다.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디디다처와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은 콰이디다처라는 회사가 합쳐졌습니다. 두 회사는 각각 7억달러, 6억달러의 막대한 투자를 유치했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 무리하게 마케팅을 하느라 적잖은 손실을 보고 있었습니다.

 

중국 O2O 시장에서는 시장 선점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문을 닫는 기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 투자자들도 끝모를 출혈에 두려움을 나타냈습니다. 결국 잡아먹을 듯 다투던 두 회사는 2015년 2월 전격 합병을 발표합니다.

 

이로 인해 온디맨드 교통 시장을 거의 완전히 장악한 대형 기업 디디추싱이 탄생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완전 평정되지는 않았습니다. 2014년 중국 사업을 시작한 우버차이나가 있었기 때문이죠. 우버차이나는 ‘중국판 네이버’ 바이두의 지원을 받았고, 바이두의 지도를 사용했습니다.

 

● 중국 최강 vs 실리콘밸리 최강의 대결... 결과는 합병

 

중국 최강 기업과 세계 최강 기업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었습니다. 시장점유율은 디디추싱이 압도적이었고, 우버차이나가 추격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디디추싱이 글로벌 1위 우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리프트, 인도의 올라, 동남아시아의 그랩택시 등과 제휴하면서 이 싸움은 전세계적인 ‘우버 vs 반(反)우버’의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돈의 전쟁’도 이어졌습니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 애플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은 것을 포함, 중국 보험사와 은행 등으로부터 73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날 우버차이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게 35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버와 디디추싱 기업가치 변화 추이 (단위 10억달러) - CB Insights, STRABASE 제공
우버와 디디추싱 기업가치 변화 추이 (단위 10억달러) - CB Insights, STRABASE 제공

문제는 이렇게 큰 돈을 끝모를 마케팅 전쟁에 쏟아야할 지도 모른다는 점이죠. 특히 후발주자인 우버차이나의 고민이 컸을 겁니다. 우버는 작년 한해에만 중국에서 10억달러 (약 1조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디디추싱도 마케팅에 40억달러를 썼다고 합니다.

 

결국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도 사업을 합치기로 합니다. 출혈 경쟁하던 기업들이 잇달아 아예 합병해 살 길을 찾는 것이죠.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 등 3대 중국 인터넷 기업들도 이제 한 배를 탑니다.

 

그럼 우버는 중국에서 패배한 것일까요? 일단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1위 탈환을 자신했지만 결국 사업 자체를 경쟁사에 넘겨버린 셈이니까요.

 

● 한발 물러선 우버...새옹지마 가능성도

 

역시 중국은 미국 IT 기업의 무덤이라는 얘기도 나올만 합니다. 최근 애플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과거 구글도 검색 결과 검열 문제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접속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버의 이번 결정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습니다. 우선 우버는 세계 최대 온디맨드 시장인 중국의 1등 기업 지분을 20% 가져왔습니다. 중국 사업에 실패한 야후가 2005년 당시 초창기 알리바바에 10억달러를 투자해 40%의 지분을 확보한 것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2014년 알리바바가 상장하면서 야후는 수십억달러의 이익을 봅니다.

 

중국 시장의 성장성을 생각할 때 손실을 봐가며 승산이 희박한 싸움을 하느니 1등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나을 수 있습니다.

 

또 우버는 중국에서 절약한 돈을 다른 일에 쓸 수 있습니다. 다른 국가로 진출하거나 자율주행차량이나 지도 정보 고도화 등의 작업에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손실이 이어지면, 나중에 상장을 하게 될 경우 장애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 위키피디아 제공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 위키피디아 제공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는 이번 결정을 발표하며 “사업을 하다 보면 가슴이 아니라 머리를 따라야 할 때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버로서는 아쉬우면서도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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