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 구별해 알아보는 비둘기

2016.07.28 06:00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 한때는 ‘평화의 상징’이었던 이 비둘기가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에게 기피 대상이 되었는데요. 뭔가 미련하게 느껴지는 이 비둘기가 도시에서 많은 사람을 접하고 살아서일까요? 훈련을 따로 받은 것도 아닌데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알아본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소개합니다. 사실, 실험실에서 훈련을 받은 비둘기는 무언가를 인식하는 데 있어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야생 비둘기가 이와 비슷한 능력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Alan D. Wilson(W) 제공
Alan D. Wilson(W) 제공

프랑스 낭테르 대학교의 연구원 두 명은 파리의 한 공원에서 야생 비둘기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는데요. 체형 및 살색이 비슷한 이들은 다른 색깔의 실험용 가운을 입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사람은 공원의 비둘기들이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그냥 내버려 둔 반면, 다른 한 사람은 그들을 적대적으로 대하며 쫓아버렸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동일하게 비둘기들을 쫓아버렸습니다.


이러한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한 후 비둘기들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연구진은 놀라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비둘기들이 처음부터 자신들을 적대적으로 대하며 내쫓았던 연구원을 기피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더 이상 그들에게 적대적으로 대하지 않는데도 말이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두 연구원이 실험용 가운을 바꿔 입고 진행한 실험에서도 비둘기들은 얼굴을 헷갈려 하지 않고 처음부터 그들에게 적대적이었던 연구원을 알아보고 계속해서 피해 다녔습니다.

 

Mr SG(W) 제공
Mr SG(W) 제공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보베트 박사는 “실험에 참여한 연구원 두 명은 같은 연령대에 비슷한 체형 및 살색을 가진 여성이었는데, 비둘기들이 얼굴을 구별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말하며 “더욱 흥미로운 점은 실험용 가운으로 전체 몸의 90%를 다 가린 상태였는데도 단순히 얼굴의 특징만으로 구별해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비둘기들의 이러한 얼굴인식 능력은 어디에 기인한 것일까요? 연구진은 비둘기들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킨 능력이 아닐까 추정했는데요. 바로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사람인지 아닌지 단순히 옷 색깔만으로 구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Ian McKellar(W) 제공
Ian McKellar(W) 제공

한편 연구진은 비둘기가 사람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옷을 자주 갈아입어도 혼동을 느끼지 않고 얼굴의 특징만으로 흔들림 없이 구별해 내는지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러한 능력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도시 환경에 적응해 나타난 현상인지 혹은 길들여짐과 관련이 있는지, 그 유전적 근거를 밝히는 데 있어서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실험생물학학회(the Society for Experimental Biology)’에서 발표되었습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