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염소

2016.07.13 06:00

보통 염소라고 하면 ‘멍청한’ 동물로, 시골에서 키우는 가축 정도로만 여기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최근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교의 연구진은 염소가 개나 말 같은 다른 애완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들이 영국과학원의 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염소들이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사람을 향해 그것에 대한 반응을 보인다고 하는데요. 그 반응은 또한 사람의 행동에 따라 변화한다고 합니다.   

 

Christian Nawroth, QMUL 제공
Christian Nawroth, QMUL 제공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먹이가 들어있는 상자를 준비해 염소가 상자의 뚜껑을 열면 그 안에 있는 먹이를 보상으로 주는 실험이었습니다. 이렇게 몇 번을 반복했고 염소는 곧잘 뚜껑을 열어 먹이를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실험은 마지막에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때 아무것도 없는 빈 상자로, 보상을 주지 않았던 것이지요. 이 때, 염소가 실험자에게 보이는 반응을 관찰했는데요. 실험자는 염소를 바라보고 있거나 염소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두 가지 태도를 취했습니다. 

 

그 결과, 염소는 보상이 따르지 않았을 때, 실험자를 자주 쳐다보았습니다. 그것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실험자에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자주, 더 오래 애타는 눈빛을 보냈습니다.

 

실험의 한 장면. - Christian Nawroth, QMUL 제공
실험의 한 장면. - Christian Nawroth, QMUL 제공

이 논문의 제1저자인 크리스찬 노로스 박사는 “염소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먹이가 있는 등의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면 개와 똑같은 시선으로 사람을 쳐다본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연구결과가 일찍이 가축화된 염소가 사람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며 “이것은 개나 말 같이 애완용이나 가축으로 길러진 동물들과 유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동물의 가축화가 사람과 동물 사이의 소통에 이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예를 들면, 개가 사람이 주는 정보를 인지하는 능력이 가축화로 인해 사람의 반려동물이 된 후 뇌의 변화의 결과로 나타난 것처럼 말이지요.   

 

jcfrog(W) 제공
jcfrog(W) 제공

또한 이 논문의 주요 저자인 알란 맥엘리어트 박사는 “염소는 일반적인 평가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것을 이전부터 이루어진 연구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고 밝히며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염소들이 가축으로 길들여지지 않은 경우에도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가 일반적인 동물의 복지 향상과 더불어 길들여진 가축들이 그들의 인지능력을 기반으로 어떻게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지 이해하는 데 견인차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필자는 이 연구결과를 보며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 정선편>에서 염소가 사람과 소통하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오로지 편집과 자막의 힘이라고 여겼었는데, 그렇지 않고 염소가 실제 사람과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일으킬 정도로 똑똑하다니 놀라울 뿐인데요. 다음엔 또 어떤 동물이 어떤 능력으로 놀라움을 선사할지 자못 기대가 됩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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