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오늘, 복제 양 ‘돌리’ 탄생

2016.07.04 18:00
세계 최초의 복제 동물인 복제 양 ‘돌리(Dolly)’. 1996년 7월 5일 태어난 돌리는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 제공
세계 최초의 복제 동물인 ‘돌리(Dolly)’. 1996년 7월 5일 태어난 돌리는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 제공

세계 최초의 복제 동물인 복제 양 ‘돌리(Dolly)’가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1996년 7월 5일 영국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에서 태어난 돌리는 인간이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만든 첫 인공 생명체다. 돌리는 6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지만, 인류에게 난치병 치료를 향한 희망을 안겨 줬다.

 

●식용 가축 대량 생산 위해 복제 연구 시작

 

돌리는 암컷과 수컷의 교배 없이 암컷의 세포 하나로 태어났다. 핵을 제거한 난자와 암컷의 젖샘에서 얻은 체세포를 융합한 ‘핵 치환’ 기술로 수정란을 만든 것이다. 자연적으로 태어난 양은 암컷과 숫컷의 유전자를 반반씩 가진 반면, 돌리는 암컷의 유전자를 그대로 가졌다.

 

초기에 복제 동물 연구는 소, 돼지 등 품질 좋은 식용 가축을 공산품을 찍어내듯 대량 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키스 캠벨 영국 노팅엄대 교수와 공동으로 돌리 복제 연구를 진행했던 이언 윌머트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산업적으로는 소를 복제하는 것이 더 좋지만, 양이 비교적 세대가 짧고 크기도 작아 다루기 쉬울 뿐만 아니라 비용도 덜 들어 갈 것 같아서 양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복제 소는 돌리보다 2년 늦은 1998년 쓰노다 유키오 일본 긴키대 교수팀이 처음 탄생시켰다. 2000년에는 영국의 바이오벤처 PPL세러퓨틱이 복제 돼지를 처음 만들었다. 지금까지 생쥐, 고양이, 토끼, 원숭이 등 20종이 넘는 복제 동물이 만들어졌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연구도 이뤄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복제 동물은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거나 노화가 빨리 진행돼 수명이 짧았다. 실패 확률이 높아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도 한계로 지적됐다. 실제로 돌리는 무려 277번의 시도 끝에 태어났고, 노환과 폐질환 등으로 건강이 악화돼 6년 만에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일반 소의 경우에도 인공수정으로 새끼가 태어날 확률은 35% 정도지만, 복제 소는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 수준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에서 탄생시킨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 오창=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제공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에서 탄생시킨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 오창=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인공장기 등 의료용 연구 활발

 

이런 한계로 복제 동물 연구의 목적 역시 점차 변해갔다. 돌리를 만든 핵치환 기술이 발전하면서 배아줄기세포나 유전자가위 기술 등 난치병 치료와 관련된 연구가 활성화됐다. 장구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최근 들어 복제 동물 연구는 식용보다는 의료 목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2006년과 2007년 각각 쥐와 성인의 피부세포를 줄기세포로 되돌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만들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가 태아의 피부세포를 활용해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 이를 활용하면 손상된 세포와 조직, 장기를 되살려 궁극적으로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값비싼 단백질 의약품을 젖이나 소변에서 생산하거나 인공장기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변형(GM) 동물의 복제도 활발해졌다.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를 활용해 인공장기를 연구하고 있는 안규리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체세포 복제기술이 확립되기 전까지는 유전자 교정이 매우 어려웠지만 이후에는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고 말했다.

 

동물 복제 실험을 통해 인류는 이전에는 몰랐던 많은 사실을 발견했다. 가령 같은 모체의 체세포로 얻은 복제 동물이라도 항상 똑같은 외모나 행동 패턴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후성유전학과 관련이 깊다.

 

현재 돌리는 박제된 상태로 영국 스코틀랜드국립박물관의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박물관은 8일(현지시간) 돌리 탄생 20주년을 맞아 박제된 돌리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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