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1위’ 국가가 벌이는 ‘에이즈와의 전쟁’

2016.07.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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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7월 1일자 표지에는 에이즈 치료약이 실렸다. - Science 제공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치료약이 담겼다. 이 약은 10년 넘게 에이즈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의 거의 유일하면서도 강력한 ‘무기’다.

 

남아공은 전 세계 에이즈 감염자의 18%가 몰려있는 ‘에이즈 1위’ 국가다. 남아공의 에이즈 감염자 수는 660만 명으로 인구의 12%에 이른다. 가장 감염률이 높은 30~34세 여성에서는 셋 중 한 명이 감염자다. 성인 중 매년 33만 명이 새로 에이즈에 걸린다.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에이즈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남아공 정부는 국제연합 산하기구인 ‘국제연합에이즈계획(UNAIDS)’과 연계해 2005년부터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른바 ‘90-90-90’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에이즈 감염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실제 감염자의 90%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 90%는 에이즈 치료약을 먹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약을 먹은 사람 중 90%는 혈액에서 더 이상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다.

 

남아공 정부는 ‘90-90-90’ 캠페인 동안 치료약을 국민들에게 싼 값에 공급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캠페인 시작 전인 2000년엔 1년치 약값이 5000달러(약 574만 원)였는데, 캠페인 동안 매년 12억 달러(약 1조3776억 원)를 투입해 2015년 100달러(약 11만4800원) 수준까지 낮췄다. 부자들만 먹을 수 있었던 치료약을 일반 대중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UNAIDS 등에서 매년 들어오는 300만 달러(약 34억4400만 원)에 이르는 해외 원조도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남아공은 세계에서 가장 에이즈 치료를 받기 쉬운 나라가 됐다. 이곳에서 치료약을 먹고 있는 사람은 340만 명으로 전 세계에서 에이즈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다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1.67%에 이르렀던 성인 에이즈 신규 발병률도 2015년 1.22%로 낮아졌다. 

 

적극적으로 에이즈 대국민 치료에 나서고 있는 아론 모솔레디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치료약을 사 먹을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적으로 더 많은 돈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워낙 환자가 많은 탓에 당장 에이즈를 근절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남아공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보츠와나는 남아공보다 앞서 2002년부터 90-90-90 캠페인을 시작했고, 현재는 목표치를 거의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신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드 압둘라 남아프리카국립에이즈위원회(SANAC) 회장은 “에이즈 바이러스는 앞으로 100년은 더 남아공에 존재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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