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상표를 지키는 방법 ②: 갖고 있는 영문 상표는 일단 등록하라

2016.07.01 16:00

최근 한국의 한 유아 전문 침구 브랜드 대표가 중국 상표출원 건으로 상담을 요청한 일이 있었다. 이 브랜드는 한국에서 유아 침구류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중국 수출과 중국 내수 시장 진출을 준비하던 차였다. 문제는 중국에 원래 이 기업에서 쓰던 브랜드 영문 상표를 등록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이미 다른 중국 기업에 의해 중국 상표국에 출원신청이 돼 있던 것이다(중국의 상표 사냥에 대해서는 지난 편을 참고하시라.)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브랜드 관리 및 법률적 측면에서 한국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영문 브랜드는 중국에 상표권 출원이 가장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영문 브랜드명은 이미 시장에 노출이 광범위하게 되어 있어 쉽게 중국 내 제3자에 의해 인지될 수 있고, 위 사례처럼 타인에 의해 중국에서 상표국에 선등록 절차가 진행될 경우가 잦다. 중국 국경을 벗어난 외국에서의 ‘주지저명’ 상표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중국 상표법 실무의 태도를 고려해 볼 때 침해된 브랜드를 되찾아 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중국 상표법이 일부 개정됐다. 계약관계, 업무거래관계, 기타 관계로 인해 중국 기업(또는 개인)이 타인의 상표가 존재함을 알게 되었고 그 상황에서 미등록된 상표를 중국에 등록 신청한 경우 상표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이미 주인이 있는 상표의 등록을 막는 절차가 마련됐기는 하다(중국 상표법 제15조, 33조). 하지만 선출원자가 계약관계 또는 업무거래관계를 통해 해당 상표의 존재 여부를 알게 됐다는 점을 이의신청인이 입증을 해야 하고, 현실적으로 입증자료를 구비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서두에서 언급한 사례와 같이 특별한 업무 거래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 회사가 먼저 신청을 한 경우는 악의의 선등록에 대한 입증이 어려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차라리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게 나을 정도로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그런데 이미 한국시장에서 해당 영문 브랜드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생겼다면, 브랜드명을 바꿔 중국시장에 들어오기란 쉽지 않다).


서두의 사례에서 상담을 한 대표는 이미 수 차례 중국을 다니면서 유아용품 박람회 전시회에 해당 브랜드를 알려왔다. 그러나 이 시점까지도 중국 상표권 출원을 준비하지 않고 미루다가 결국 곤혹스런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사례 하나를 소개했지만 이와 같은 사례는 중국 상표출원 실무 과정에서 부지기수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가장 우선적으로는 한국에서 활용하고 있던 영문 브랜드에 대해 중국 내 상표권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권리화한 뒤 대 중국 비즈니스를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지만 한국기업은 준비가 부족하여 많은 중국의 상표 브로커들의 먹이감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특허청의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대 중국 수출액 기준으로 일본, 미국, 독일을 앞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상표출원 건수로는 7위에 불과하여 한국기업들의 상표권 확보에 대한 인식이 매우 저조함을 알 수 있다.

 

특허청 발간 중국 지재권 활용 및 보호 가이드 제공
특허청 발간 중국 지재권 활용 및 보호 가이드 제공

빼앗긴 상표를 반드시 되찾아와야 한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이나 법률적으로 중국 내 권리구제 방법을 강구해 보아야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간이나 비용적인 면에서 가장 근원적인 대비책은 중국 내 상표등록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중국 비즈니스를 위해 준비할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다른 것들을 준비하기에 앞서 내 브랜드와 상표를 가장 빠른 시기에 출원하여 지키는 것이 최선책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편집자주

‘중국’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인구’ ‘음식’ ‘짝퉁’ 등이 떠오를 겁니다. 중국산 제품을 단순히 복제품, 모방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서비스 모방성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에서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적재산권, 중국 법률 등을 자문하는 최영휘 변호사와 함께 중국 모방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필자소개

최영휘 변호사. 법무법인 소명의 변호사로서 2008년부터 근무 중이며, 2012년부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한국기업 및 중국기업의 법률자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북경어언대 중국어연수 및 길림대법과대학원에서 중국법 연수를 이수하였다. 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중국SW인증제도 자문을 비롯 다수 한국의 SW기업, 콘텐츠 기업, 프랜차이즈 기업의 중국진출 협력 사업에 필요한 계약 자문, 중국상표출원 등 지적재산권 자문, M&A 자문을 진행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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