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5년 만에 목성 도착하는 NASA ‘주노’ 탐사선

2016.07.01 09:28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 ‘주피터(Jupiter·그리스 신화의 제우스)’는 바람둥이로 유명하다. 그가 이오(Io)라는 여신과 사랑을 나눌 땐 짙은 구름으로 주위를 감싸 아내인 주노(Juno·그리스 신화의 헤라)의 눈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뛰는 자 위에 나는 자 있다고 했던가. 주노는 구름 장막 너머로 주피터의 행각을 꿰뚫어 보고 불륜 현장을 들이닥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이 신화에서 상징을 따와 주피터(목성)의 가스 깊숙한 곳을 엿볼 새 우주탐사선에 ‘주노’라는 이름을 붙였다. 5년 전 목성으로 출발한 주노는 28억 ㎞를 날아간 끝에 5일 낮(한국 시간) 목성 궤도에 진입한다. 주노는 앞으로 1년 8개월간 목성 주위를 37바퀴 돌며 대기 성분, 중력장, 자기장 등을 조사해 목성의 내부 구조를 밝힐 계획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그린 목성과 주노의 상상도. -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그린 목성과 주노의 상상도. -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단단한 핵 찾는 게 핵심

 

목성은 대부분 수소와 헬륨 같은 가벼운 기체로 이뤄져 있다. 과학자들은 목성 내부에 금속과 바위, 얼음으로 이뤄진 무겁고 단단한 핵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아직 한 번도 확인된 적이 없다. 

 

핵의 존재 여부와 조성 싱태를 알면 목성의 탄생 원리를 밝힐 수 있다. 목성은 태양계 최초의 행성으로 추정되고 있어 목성의 생성 과정을 알면 다른 행성 또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예측할 수 있는 만큼 과학자들은 주노의 탐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행성의 탄생 과정을 놓고 단단한 핵을 중심으로 가스와 먼지가 뭉쳤는지 그렇지 않은지 논쟁이 있었다. 핵이 먼저 생긴 뒤 중력을 이용해 주변 물질을 끌어당겨 차츰 행성으로 성장했다는 가설과 핵 없이 가스 구름 사이에서 작은 소용돌이가 생겨 한순간 큰 행성이 생겼다는 가설이 팽팽히 맞섰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행성과학그룹장은 “주노가 목성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면 둘 중 어떤 이론이 옳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과용 X선 1억 번 찍는 수준

 

주노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극한 환경부터 견뎌야 한다. 가장 큰 위협은 목성의 강한 방사능이다. 목성의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보다 10배 이상 강하다. 여기서 전기를 띤 입자들이 빛에 가까운 속도로 뿜어져 나오고, 주노가 이들 고에너지 입자에 부딪히면 고장 나기 쉽다. 최 그룹장은 “목성과 가장 가까운 위성인 이오에서 화산 폭발로 생긴 다량의 입자가 목성 근처로 유입될 때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5년 목성 궤도에 도착해 탐사를 벌이던 갈릴레오도 이오 주변을 지나면서 탐사선이 손상됐고 2002년 카메라 고장으로 결국 탐사를 중단했다. 주노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하는 릭 나이바켄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박사는 “임무 중 주노가 쪼이게 될 방사선의 양은 치과용 X선을 1억 번 찍었을 때 노출되는 양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주노에 실린 탑재체에는 강력한 방사선에 버틸 수 있도록 173㎏이나 되는 티타늄 보호벽이 둘러쳐져 있다. 목성이나 이오에서 내뿜는 방사능은 이 보호벽을 지나며 그 세기가 800분의 1로 줄어든다.

 

주노가 목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상 태양전지만을 이용해 가장 멀리 날아간 탐사선이 된다. 지금까지는 2012년 인류 첫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세운 7억9200만 ㎞가 최장거리였는데 올 1월 그 록을 깼다. 주노에는 길이 9m인 거대한 태양전지판이 3개나 달려 있다. 현재 주노는 목성에서 509만 ㎞ 지점을 지나며 목성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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