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id Sydney]‘기술+빛+음악+아이디어=비비드 시드니’

2016.06.08 16:45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지금은 6월 7일, 저는 현재 호주 시드니에 와 있습니다. 현재 시드니는 ‘비비드 시드니’라는 축제 기간입니다. 호주는 남반구에 있기 때문에 우리와 계절이 반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 시드니는 슬슬 겨울을 준비합니다. 기온은 15도 정도인데, 생각보다 더 춥습니다. 여름에 접어들던 지난 10월에 찾았던 시드니와는 전혀 다른 얼굴입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호주라고 하면 새파란 하늘과 쨍쨍 내리쬐는 햇볕, 그리고 탁 트인 바닷가를 떠올리게 마련인데 지금 시드니는 춥습니다. 유럽의 겨울처럼 스산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그래서 사실 이 시기가 호주에는 관광 비수기입니다. 관광 자체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시드니는 이 시기에 관광객을 끌어들일 축제를 기획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기술을 통해 빛, 음악, 아이디어가 만나는 ‘비비드 시드니’입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인텔은 이 행사의 메인 스폰서 중 하나입니다. 다른 한 회사는 화웨이입니다. 이쯤 되면 시드니가 이 행사를 어떻게 이끌고 가려는 것인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축제 자체는 거대하고 시끌벅적하지는 않습니다. 뜨거운 태양과 바다가 한 발짝 물러선 시드니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듯 합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비비드 시드니의 주제는 빛(Light), 음악(Music), 그리고 아이디어(Idea)입니다. 다만 이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기술과 접목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빛입니다. 원래 시드니의 상징인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릿지를 끼고 있는 서큘러 키(Circular Quay) 주변은 호주 전체에서도 눈에 띄게 발전한 지역입니다. 각종 글로벌 기업과 금융 센터가 쌓아 올린 고층 빌딩이 높다랗게 들어서 있고, 모든 건물들은 밤새 화려한 조명으로 채웁니다. 낯과 밤이 다른 멋이 있는 도시지요.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그런데 비비드 시드니 시즌이 되면 말 그대로 시드니가 ‘비비드(Vivid)’의 옷을 입습니다. 고층 빌딩들은 저마다 조명의 색을 다르게 바꿉니다. 길가의 몇몇 건물들은 벽면이나 지붕에 레이저로 그림을 입히는 미디어 파사드로 장식합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역시 시드니의 하이라이트는 오페라 하우스지요. 오페라 하우스의 하얀 지붕에도 미디어 파사드를 입힙니다. 해가 떨어지면 알록달록한 무늬가 쉴 새 없이 흘러가면서 그 화려함을 더합니다. 그에 맞춰 반대편에 있는 하버 브릿지도 여러 가지 색으로 멋을 더합니다. 바람은 다소 차갑지만 눈은 즐겁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사람들이 가족, 혹은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여러 가지 축제를 즐깁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이 조명은 당연하지만 모두 컴퓨터로 움직입니다. 하버 브릿지의 색깔은 콘트롤 센터에서 언제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벽에 뿌려지는 3D 그래픽은 건물의 외벽을 미리 계산해서 그려냅니다. 그 위에 미리 프로그램된 태블릿을 들이대면 증강 현실로 그래픽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비드 시드니 기간에는 매일 저녁 곳곳에서 수많은 공연이 열립니다. 제가 도착하기 전 날 ‘타쿠(Taku)’라는 힙합 뮤지션이 오페라 하우스에서 커다란 공연을 열었습니다. 공연 중에 쓰인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인텔의 ‘리얼센스’입니다.

 

타쿠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3D로 읽어들이고, 그 데이터 위에 다른 이미지를 맵핑해서 무대 뒤 커다란 화면에 뿌립니다. 아쉽게도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는데, ‘리얼센스의 3D 스캐너를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이 기술은 시드니 곳곳에 부스를 마련해서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꾸며놓기도 했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비욕도 축제에 참여합니다. 실제 시드니에 온 건 아니고, 쇼케이스를 가상 현실로 열었습니다. 이 역시 리얼센스와 여러 컴퓨팅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뮤지션이 직접 현장에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이용한 경험도 독특합니다. 시드니 자체가 기술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고, 최근 많은 부분에 적극적으로 IT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인텔이나 화웨이, 삼성전자 등 IT 기업들이 자꾸 얽히는 것도 결국 시드니가 기술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요소가 아닐까요. 지난해 9월에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문을 연 인텔 스튜디오도 비비드 시드니에 힘을 싣습니다. 큼직한 공연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됩니다. 이 시스템은 4k 해상도도 전송하고 있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인텔은 올해로 6번째 비비드 시드니에 참여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는데, 2012년 인텔의 디렉터로 일했던 윌 아이엠이 박물관에 인터랙티브 비디오 아트를 전시하기도 했고, 2011년에는 테이블PC를 이용해 바다 건너편에서 손가락 하나로 하버브릿지의 조명을 마음대로 조절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올해의 하이라이트는 100드론이라고 합니다. 유튜브로만 보던 이 이벤트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직접 음악을 연주하고, 그 음악에 맞춰 100대의 드론이 바다 위를 날아오를 겁니다. 지난 주말에 돌풍이 불었고, 첫 비행 전날인 7일에도 날씨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걱정이 되긴 합니다. 드론이 날아오르는 이야기는 다른 글로 다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호섭 제공
최호섭 제공

그래서 이 축제의 성과는 어떨까요? 지난 2015년 비비드 시드니 기간에 호주를 찾은 관광객은 170만 명이나 됐습니다. 2014년에 비해 19% 성장한 겁니다. 세계적으로 2만6천개의 관련 여행 상품이 생겼고, 호주 내에서도 1만7천가지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습니다. 찬바람과 함께 썰렁해지던 시드니, 그리고 뉴사우스웨일즈 주는 활기를 찾게 됐고, 호텔이나 음식점도 가득가득 차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갖고 있는 자원과 기술, 그리고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것으로 또 하나의 거대한 관광상품이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비비드 시드니는 5월27일부터 시작해서 6월18일까지 23일 동안 이어집니다.

 

 

※ 필자소개
최호섭. PC사랑을 시작으로 최근 블로터까지 IT 분야만 팠다.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까워서 들여다보기 시작한 노트북과 팜 파일럿 PDA는 순간이 아니라 인생을 바꿔 놓았다. 기술 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역사와 흐름을 읽고자 한다. 세상은 늘 배울 게 많고, 기술은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