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만한 인공위성, 차세대 대세 될까

2016.06.03 07:00
메이슨 펙 미국 코넬대 교수팀이 개발한 칩 형태의 초소형 위성 ‘칩샛(ChipSat)’(작은 사진). 칩샛은 가로세로 3.2㎝인 얇은 칩 위에 태양전지와 위성제어장치, 각종 관측용 센서 등을 탑재하고 있다. 연구진은 올해 중 칩샛 104개를 이보다 큰 위성 ‘킥샛(KickSat) 2호’에 실어 우주에 올린 뒤 지구 궤도에서 방출할 계획이다. - Zachary Manchester 제공
메이슨 펙 미국 코넬대 교수팀이 개발한 칩 형태의 초소형 위성 ‘칩샛(ChipSat)’. 연구진은 올해 중 칩샛 100여 개를 이보다 큰 위성 ‘킥샛(KickSat) 2호’에 실어 우주에 올린 뒤 지구 궤도에서 방출할 계획이다. - Zachary Manchester 제공

지난달 23일 미국 하원 예산위원회는 우표만 한 크기의 인공위성 ‘칩샛(ChipSat)’에 주목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켄타우리’에 달 착륙 100주년인 2069년을 맞아 칩샛 1000대를 탐사선으로 보내라며 미 항공우주국(NASA)을 지원하는 예산안을 가결한 것이다.
 

인류가 무게 83.6㎏인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처음 올려보낸 지 59년째. 수 t짜리 대형 우주 발사체 개발 경쟁을 벌인 끝에 최근에는 수 g짜리 경량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메이슨 펙 미국 코넬대 교수팀이 개발한 칩 형태의 초소형 위성 ‘칩샛(ChipSat)’. 이 칩샛은 가로세로 3.2㎝인 얇은 칩 위에 태양전지와 위성제어장치, 각종 관측용 센서 등을 탑재하고 있다. - Zachary Manchester 제공
메이슨 펙 미국 코넬대 교수팀이 개발한 칩 형태의 초소형 위성 ‘칩샛(ChipSat)’. 이 칩샛은 가로세로 3.2㎝인 얇은 칩 위에 태양전지와 위성제어장치, 각종 관측용 센서 등을 탑재하고 있다. - Zachary Manchester 제공

● 7.5g짜리 ‘칩 위의 인공위성’
 

칩샛은 가로세로 3.2㎝, 두께 4㎜에 불과한 초소형 인공위성이다. 이 위에 태양전지와 통신 장비, 센서 등을 깨알같이 탑재하고 있다. 2011년 처음 개발된 칩샛 ‘스프라이트’의 무게는 약 7.5g. 칩샛은 크기가 작지만 여러 개의 위성이 서로 보완적으로 움직이며 단점을 극복한다. 칩샛 100여 개를 한 번에 궤도에 올려 큰 위성 하나에 준하는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칩샛의 아버지로 불리는 메이슨 펙 미국 코넬대 교수(전 NASA 수석연구원)는 우주 공간에서 칩샛을 군집으로 운용하는 시험을 위해 칩샛 104개를 담은 큐브 인공위성 ‘킥샛(KickSat)’ 3대를 2014년 우주로 쏘아 올렸다. 안타깝게도 칩샛 방출엔 실패했지만 연구진은 올해 중 ‘킥샛 2호’를 발사해 재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 초소형 위성, 2000년 들어 급증
 

한때 인공위성 연구의 테마는 ‘대형화’가 대세였다. 1990년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11t)과 1998년 발사된 인류 최초의 국제우주정거장 ‘자랴(19t)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무게와 함께 발사 비용도 급증하면서 효율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연구용 인공위성은 보통 50~500㎏인 소형으로 제작된다. 2000년대 들어서는 50㎏ 이하인 초소형 위성 개발이 급물살을 탔다. 2000~2005년에 발사된 초소형 위성은 15개였지만 2012년 34개, 2013년에는 92개까지 늘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컨설트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발사가 계획된 초소형 위성은 500개가 넘는다.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도 초소형 위성 개발을 시작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팀은 2006년 1㎏짜리 큐브샛 ‘한누리 1호’를 처음 개발했고, 진호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팀은 2012, 2013년에 각각 3.15㎏짜리 큐브샛 ‘시네마 1호’와 ‘시네마 2·3호’를 우주로 올려 보냈다. 진 교수팀은 7월 차기 모델인 ‘시그마’를 발사할 예정이다. 용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인공위성의 소형화는 비용 절감뿐 아니라 기술 진보 차원에서도 이득이라 이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소형 위성이 대세지만 기존 위성을 모두 대체할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능이나 성능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용 연구원은 “위성의 목적과 목표 성능에 맞는 크기로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외계 개척하는 ‘탐사선’에도 활용
 

인공위성과 탐사선은 거의 같은 구조다. 칩샛도 외계 탐사에 쓸 수 있다. 무게가 가벼운 칩샛은 우주에서 추진력을 얻기 쉽다. 크기에 비해 표면적이 넓은 덕분에 우주에서 태양풍을 받아 돛단배처럼 빠르게 날아가는 식이다. 칩샛의 속도는 이론적으로 광속(光速)의 5분의 1인 시속 1억6000만 ㎞에 달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빠른 우주선으로 알파 켄타우리까지 1만8000년이 걸리지만 칩샛은 20년이면 가능하다.
 

펙 교수팀의 재커리 맨체스터 연구원은 “위험 부담이 큰 탐사 임무에 큰 위성 하나를 보내는 대신 여러 개의 칩샛을 보내면 새로운 차원의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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