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첫째 주 개봉작 추천, ‘아가씨’ ‘미 비포 유’ ‘더 보이’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

2016.06.02 06:00

편집자주: 대체 ‘3분 카레’도 아니고 ‘3분 영화’가 무슨 말이냐고? 일단 ‘오X기’ 그룹의 PPL은 아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앞으로 매주 목요일 나올 이 칼럼은 ‘영화 혼자 보는 남자’(영.혼.남=필자)가 3분 만에 추천하는 금주 개봉 영화 소식이다.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매주 목요일, 손이 심심한 오전에 딱 3분만 투자하시라!

 


올해 들어 뭘 했었는지 돌이켜보면 특별히 생각나는 게 없는데 벌써 6월이라고 한다. 날씨는 진작부터 여름이었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6월, 극장가에는 뜨거운 여름 햇빛만큼 ‘핫한’ 영화 <아가씨>와 베스트셀러 원작의 로맨스 <미 비포 유>, 그리고 찌는 듯한 더위를 날려줄 두 편의 공포영화가 개봉한다. <곡성>, <엑스맨: 아포칼립스>, <싱스트리트>, <나의 소녀시대> 등 아직 절찬리에 상영 중인 영화들도 있어 관객들이 취향에 따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지만, 각 영화의 상영 시간과 횟수를 정하는 건 어디까지나 엿장수, 아니 극장 마음인지라. 아무튼 마음에 드는 영화가 있다면 이번주도 극장 방문을 추천한다.

 

 

아가씨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가씨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1. <아가씨>


감독: 박찬욱
출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김해숙, 문소리


박찬욱 감독이 첫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 이후 3년 만에 신작을 들고 돌아왔다. 박찬욱 감독의 복귀작 <아가씨>는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 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이 서로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가씨>는 이미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많은 화제를 낳은 작품이다. 수상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2004년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올드보이>, 2009년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초청이다. 매 작품마다 파격적인 소재와 과감한 연출력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온 박찬욱 감독은 영국 작가 세라 워터스의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에서 부유한 상속녀와 하녀의 모티브를 가져와 또 한번 도발적인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아가씨> 속 아가씨 역할은 김민희가 맡았다. 한때 연기력 논란으로 매번 도마 위에 올랐던 과거의 김민희는 <화차>의 ‘차경선’처럼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인지 <연애의 온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모든 논란을 종식시킨 그는 이번 영화에서 숨겨진 사연이 있는 아가씨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가씨의 극중 파트너인 하녀 역할은 1500:1의 경쟁률을 뚫은 ‘여간 잔망스럽지 않은’ 신인 김태리가 연기해 신인답지 않은 대담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여기에 충무로의 흥행킹 하정우와 요즘 한창 물오른 조진웅이 각각 백작과 후견인 역할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더하고, 김해숙, 문소리 등 연기파 배우진이 참여해 짧지만 남다른 존재감을 선사한다.


*영.혼.남의 기대평: ‘잔혹’, ‘파격’, ‘도발’…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박쥐> 등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박찬욱 감독이 선보여 온 다소 강박적이기까지 한 연출 스타일은 이번 영화에서도 변함이 없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래도 매혹적인 영상미와 뛰어난 미장센으로 가득한 그의 영화가 궁금한 관객은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것!

 

 

미 비포 유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미 비포 유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2. <미 비포 유>


감독: 테아 샤록
출연: 에밀리아 클라크, 샘 클라플린


지난주, 이번주에 소개하는 영화 7편 중 공교롭게도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무려 4편이다. <오베라는 남자>,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아가씨>,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미 비포 유>까지. 우연인지 몰라도 필자는 이 중에서 한 권도 읽지 못했지만 (덧, 필자가 최근에 읽은 책들은 안타깝게도 영화화되지 않았다!) 소재 고갈로 인해 소설, 만화, 웹툰 등 다양한 컨텐츠에서 영화의 이야깃거리를 찾는 찾는 요즘 극장가의 추세를 그대로 드러내는 현상으로 볼 수 있겠다. 어쨌든 <미 비포 유>는 전신마비 환자와 임시 간병인의 인생을 바꾼 로맨스를 그린 영화로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로 사랑 받은 조조 모예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촉망 받는 젊은 사업가였던 ‘윌’은 불의의 사고로 전신이 마비되어 간병인을 구하게 하고, 마침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아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된 ‘루이자’가 윌의 6개월 임시 간병인으로 지원한다. 간병을 맡게 된 ‘뇌순녀‘ 루이자는 대책 없이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까칠하고 오만한 성격의 윌을 간병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인생에서 탄탄대로만 걷다가 한순간에 환자가 된 윌은 윌대로 비싼 돈 주고 고용했지만 센스 없는 간병인 루이자가 도통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달랐던 두 사람은 서로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관계로 발전한다.


까칠한 남자와 순수한 여자의 만남, 환자와 간병인의 사랑 등 익숙한 설정이지만 그만큼 대중적이어서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원작 소설의 작가인 조조 모예스가 직접 각본을 써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최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에서 새로운 사라 코너로 열연하고 인기 TV 시리즈 [왕좌의 게임]의 ‘대너리스’로 더욱 잘 알려진 에밀리아 클라크가 루이자 역을,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헝거게임’ 시리즈의 샘 클라플린이 윌 역을 맡았다. 테아 샤록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영.혼.남의 기대평: 국내 로맨스 영화들이 전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최근 극장가에서 대만에서 물 건너 온 <나의 소녀시대>만이 깜짝 흥행해 주목 받은 가운데, 원작 소설의 감동을 기억하는 국내 팬층이 두터운 이 작품은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꿀팁 하나. 원작 소설 [미 비포 유]의 후속편인 [애프터 유]가 이미 국내에서도 출간됐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책을 찾아보려는 관객 분들은 참고하시길!

 

 

더 보이 - ㈜컴퍼니 엘 제공
더 보이 - ㈜컴퍼니 엘 제공

#3. <더 보이>


감독: 윌리엄 브렌트 벨
출연: 로렌 코핸, 루퍼트 에반스


바야흐로 공포 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캄포스>, <썸니아> 등 먼저 개봉한 공포 영화들이 있었지만 의미 있는 성적은 기록하지 못했다. (<곡성>은 공포스럽지만 공포 영화는 아니다) 금주부터 <더 보이>,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 그리고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웠던’ <컨저링>의 후속작 <컨저링 2>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먼저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 <더 보이>는 죽은 아들을 대신한 인형의 비밀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공포 영화다. 공포 영화에서 인형은 단골 소재로 활용되었다.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처키’, <애나벨> 속 ‘애나벨’ 인형, 한국 공포 영화 <인형사>,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컨저링>의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한 <데드 사일런스> 등 여러 작품에서 괴기스러운 인형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더 보이>에서는 의문의 화재로 죽은 아들 대신 아들 대접을 받고 있는 ‘브람스’ 인형이 등장해 관객들을 긴장시킨다.


의문의 사건, 대저택이라는 한정된 공간, 비밀을 감춘 인형 등 클래식한 소재들로 채워진 이 영화는, 각본가가 20세기 미국의 고전적인 공포 영화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해외에서 먼저 개봉해 6천만 달러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제작비 1천만 달러 대비 쏠쏠한 수입을 벌어들였다. 미드 [워킹데드]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여러 의미로 가슴을 아프게 했던 배트맨의 엄마 ‘마사 웨인’ 역을 맡은 로렌 코핸이 대저택에서 홀로 브람스를 돌보는 주인공 ‘그레타’ 역으로 등장한다.


*영.혼.남의 기대평: <컨저링 2> 개봉에 앞서 <무서운 이야기 3>와 경쟁을 펼치게 됐다. 해외 관객들의 반응은 준수한 편이다. 포스터 속 공포스러운 얼굴의 브람스 인형이 ‘얼른 예매하라’고 외치는 것만 같은 기분.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4.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


감독: 백승빈, 김선, 김곡, 민규동
출연: 임슬옹, 경수진, 박정민, 홍은희, 차지연


이번주 개봉하는 또 하나의 공포 영화. 2012년에 개봉한 1편, 2013년에 개봉한 2편에 이어 어느덧 3번째 작품으로 돌아온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의 영화로, 여러 명의 감독이 독립적인 작품을 연출해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1편과 2편은 각각 4개의 작품이 담겼고 이번 영화는 3년 만에 돌아온 3편이라 3개의 작품으로 묶은 건, 아닐테고 아마 영화의 집중도를 위해 세 작품으로 줄인 것으로 보인다. <무서운 이야기 3>는 살아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여우골의 전설을 담은 공포 설화 <여우골>, 멈추지 않는 질주의 공포를 그린 <로드레이지>, 아이와 인공지능 로봇의 지킬 수 없는 약속을 그린 <기계령> 등 ‘전설의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영화부터 요즘 핫한 인공지능을 소재로 한 SF 호러까지 세 가지 작품으로 구성됐다.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수상작인 <장례식의 멤버>를 연출한 백승빈 감독이 첫 번째 에피소드 <여우골>을, <무서운이야기> 1편과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에서 공포 영화를 연출하고 독립 영화계에서 늘 고군분투해왔던 형제 감독 김선-김곡 감독이 각각 <로드레이지>와 <기계령>의 감독을 맡았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에서 에피소드들을 잇는 브릿지 연출을 도맡아 온 민규동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도 브릿지 연출로 참여했다. 또한 익숙한 배우들이 여럿 출연하는데 <여우골>에는 배우 임슬옹이, (2AM의 그 임슬옹이다) <로드레이지>에는 인기 드라마에 자주 출연했던 경수진과 <동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박정민이 출연하고, 안방극장에서 맹활약했던 홍은희가 <기계령>의 ‘엄마’ 역할을 맡았다.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고 있는 차지연이 브릿지 에피소드에 출연한다.


*영.혼.남의 기대평: 2012년 개봉한 <무서운 이야기>는 33만, 2013년의 <무서운 이야기 2>는 49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꾸준히 관객의 수요가 있었던 시리즈지만, 3년 만에 돌아왔다는 점과 빈부격차가 심한 현 극장가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금세 ‘화성’으로 돌아가 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그렇지만 한국 호러 영화가 그리 많이 제작되지 않는 현실에 이 작품은 어느 정도 희소가치가 있으니 극장에서 보려는 관객들은 이번주를 놓치지 마시길.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 3분 안에 볼 수 있는 이번 주 개봉작 소식을 준비했다. 출근길 지하철 안이든, 벗어나기 싫은 이불 속에서든, 이번 주 개봉 영화가 궁금하다면 매주 목요일 오전에 딱 3분만 투자하시라! 당신의 영화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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