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뿌리박은 가지,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생존전략은?

2016.05.26 06:00

스스로 움직여서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식물은 해충으로부터 자신을 어떻게 지켜낼까요? 자신이 갖고 있는 것으로 다른 이를 끌어들이고, 이를 이용해 스스로를 지키는 식물이 있어 소개합니다. 바로 가짓과(科)의 식물인 ‘솔라눔 둘카마라(Solanum dulcamara)’라는 식물인데요. 이 식물은 손상된 잎사귀를 통해 꿀물을 분비해 자신에게 해가 될 벌레를 쫓아줄 개미들을 유혹한다고 합니다. 독일과 네덜란드의 합동연구진은 이 식물과 개미의 관계를 관찰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에 발표했습니다. 

 

솔라눔 둘카마라의 손상된 잎에서 흘러나오는 꿀물을 먹으려 모여든 개미들 - Tobias Lortzing 제공
솔라눔 둘카마라의 손상된 잎에서 흘러나오는 꿀물을 먹으려 모여든 개미들 - Tobias Lortzing 제공

잠시 솔라눔 둘카마라에 대해 알아보자면, 이 식물은 여러해살이 덩굴식물로서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에 널리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 식물의 열매는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인 ‘해리포터’ 시리즈와 같은 소설에도 등장하는데요. 방울토마토와 비슷한 모양과 냄새가 납니다. 하지만 강력한 독성인 솔라닌을 함유하고 있어 닿기만 해도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일으키고, 먹을 시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이 솔라눔 둘카마라의 독특한 특성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바로 민달팽이나 벼룩잎벌레가 파먹은 이 식물의 잎사귀에서 진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 진물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식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수액이 아닌 물과 자당(蔗糖, sucrose)으로 이루어진 꿀물인 것을 밝혀냈습니다.

 

솔라눔 둘카마라의 줄기를 기어오르고 있는 벼룩잎벌레의 애벌레들 - Tobias Lortzing 제공
솔라눔 둘카마라의 줄기를 기어오르고 있는 벼룩잎벌레의 애벌레들 - Tobias Lortzing 제공

그들은 솔라눔 둘카마라의 이 꿀물이 개미들을 끌어 모으고, 그 개미들은 해충으로부터 이 식물을 지킨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는데요.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온실 속의 솔라눔 둘카마라의 잎에 같은 성분의 꿀물을 발라놓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한 것이지요. 시간이 지나자 꿀물을 발라놓은 잎에 많은 개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모여든 개미들이 솔라눔 둘카마라에게 해가 되는 민달팽이나 벼룩잎벌레와 같은 해충을 쫓아내어 그 피해가 확연히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개미들은 알에서 부화한 후 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벼룩잎벌레의 애벌레들도 다 잡았습니다. 결국, 연구진은 처음 추정한 내용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의 상부상조를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누가 이러한 자연의 법칙을 만든 것인지 인간의 학문으로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한 자연의 세계가 놀라울 뿐입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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