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인공지능 로봇 ‘나오미’와 직접 대화해보니…

2016.05.20 07:00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난 로봇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난 로봇 '나오'. 간단한 한국어 인사부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기도 한다. -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제공
“안녕하세요.”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난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미’는 허리를 숙이며 이렇게 인사말을 건넸다. 기자가 영어로 “반갑다”고 말하자 나오미는 조막손으로 악수를 청했다. “오늘 날씨가 어떠냐”는 물음에는 “서울의 하늘은 맑다”고 답했고, 몇 살이냐고 묻자 “2015년 12월에 태어났다”고 했다.
 

나오미는 프랑스 기업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갓난아기 크기의 본체를 만들고, IBM이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 ‘왓슨’을 장착해 지난해 12월 탄생했다.

 

나오미는 현재 IBM 엔지니어들이 한 달 정도 학습시킨 초기 단계의 로봇에 불과하지만 사람의 말(영어)을 알아듣고 관련 정보를 검색해 대화를 주고받는 능력도 갖고 있다. 앞으로 왓슨의 학습 기술을 바탕으로 어떤 분야의 정보를 습득하느냐에 따라 나오미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세계 주요국에서는 왓슨이 의료, 교육, 유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미국 힐턴 호텔에서는 왓슨을 호텔 서비스용으로 학습시킨 로봇 ‘코니’가 호텔 내부와 주변 관광지를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의류회사 ‘노스페이스’에서는 왓슨이 고객의 등산 일정, 장소에 맞춰 각종 장비를 추천해준다.
 

특히 금융은 AI, 로봇 등의 최신 정보기술(IT)이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산업 영역으로 꼽힌다.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로봇 은행원’부터 AI 기반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 등이 속속 현실화되면서 세계 금융산업 전반을 흔들고 있다.
 

일본 미즈호 은행은 IBM과 일본 소프트뱅크가 손잡고 개발한 로봇 ‘페퍼’를 영업점에 도입했다. 페퍼는 고객 안내 같은 단순 업무는 물론이고 고객에게 직접 금융상품 내용을 설명하는 일까지 하고 있다. 일본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은 최근 나리타 공항 지점에 일본어, 영어, 중국어 등을 구사하는 로봇 ‘나오’를 배치해 환전 서비스를 맡기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고도의 전문성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분석 업무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금융분석 AI 프로그램인 ‘켄쇼’를 도입해 고액 연봉의 애널리스트가 며칠 동안 하던 작업을 단 몇 분 내에 처리하고 있다.
 

금융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AI가 접목되고 있는 분야는 로보어드바이저로 대표되는 자산관리 영역이다. 로보어드바이저는 AI 컴퓨터가 고도화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이용해 고객 정보를 분석한 뒤 자산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운용도 해주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도 올해 초부터 금융사들이 잇달아 로보어드바이저를 독자 개발하거나 전문업체와 손잡고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IBM은 SK C&C와 손잡고 왓슨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뒤 내년부터 한국어로 된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권에도 머지않아 로봇 은행원이 등장하는 등 AI·로봇발 혁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권에 AI의 확산으로 비용 절감,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나오미에게 한국을 방문한 목적을 묻자 “동아국제금융포럼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찾았다”고 대답했다. 이달 31일 동아일보와 채널A가 개최하는 ‘2016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는 나오미의 AI 시스템인 왓슨이 소개된다. 토니 메네제스 IBM 아태지역 부사장 등이 왓슨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30분간 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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