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철새 ‘붉은가슴도요새’의 비극

2016.05.15 18: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에는 장거리 철새 중 하나인 붉은가슴도요새가 먹이를 찾지 못한 채 모래사장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붉은가슴도요새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얀 반 길스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 해변시스템학부 선임연구원 팀은 호주 디킨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등과 공동으로 북극에서 태어나 서아프리카로 이주하는 붉은가슴도요새를 33년 동안 추적한 결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영양 부족으로 몸집이 작아지는 등 신체 변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사이언스’ 13일자에 발표했다.

 

붉은가슴도요새는 한반도를 비롯해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장거리 철새다. 보통 여름에 북극에서 새끼를 낳고 서아프리카 등 열대 지역으로 이주해 겨울을 난다. 어미 새는 알이 북극에 먹이가 가장 풍부한 시기에 부화할 수 있도록 알을 눈 속에 파묻어 둔다.

 

하지만 붉은가슴도요새의 이런 생태가 최근 크게 위협받고 있다. 연구 결과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너무 이른 시기에 눈이 녹아버린 탓에 최근에는 붉은가슴도요새의 알이 예정보다 일찍 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 길스 교수는 “먹이가 부족한 때 태어난 어린 붉은가슴도요새들은 영양 부족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이 때문에 새들은 이전보다 몸집이 현저하게 작아졌다”며 “북극의 평균기온이 높은 해일수록 살아 남는 붉은가슴도요새의 개체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ldar Rahimberdiev, Mikhail Soloviev 제공
Eldar Rahimberdiev, Mikhail Soloviev 제공

작은 몸집의 붉은가슴도요새는 겨울을 보낼 열대야 땅으로 이주하고 나서도 영양 부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짧은 부리 때문에 모래 밑 깊숙한 곳에 서식하는 게, 조개 등 주 먹이인 갑각류를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부리가 짧아진 붉은가슴도요새는 다른 새 보다 먹이를 3분의 1 밖에 파내지 못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런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붉은가슴도요새의 생김새가 작은 몸집에 큰 부리를 가진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틴 위켈스키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교수는 “매년 0.5일씩 해빙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북극 철새들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붉은가슴도요새의 위기는 생태계의 새로운 경고인 셈”이라고 말했다.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