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아주신 아버지께 간 돌려드리는 것은 당연”

2016.05.13 09:33

“제 간도 아버지가 낳아주고 키워주신 거잖아요. 그러니 돌려드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간경화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간을 떼어 준 고교생 아들의 효행이 5월 가정의 달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남공고 전기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해 군(17·사진)은 지난달 14일 8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고 아버지(46)에게 간을 기증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김 군의 아버지가 간경화 말기 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해 9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병고로 가정 형편은 어려워졌고 결국 가게도 문을 닫아야 했다.

간 이식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군은 여동생(14)을 제쳐두고 자신의 간을 내놓기로 결심했다. 가족들은 가슴을 졸이며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다행히 김 군은 간 이식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수술대에 올랐다. 서울아산병원에서 8시간의 대수술이 잘 마무리돼 지난달 25일 퇴원한 김 군은 광주 광산구 소촌동 집에서 2주간 휴식한 뒤 9일부터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아버지는 수술 경과가 좋아 5일 퇴원해 집에서 요양 중이다. 김 군은 “자식 된 도리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빨리 나으셔서 예전처럼 건강하게 생활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공적인 이식 수술 뒤에 남은 5000여만 원의 수술비는 김 군 가족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김 군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전남공고 교직원들이 김 군을 돕기 위해 나섰다.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에 학생들도 곧 모금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학부모들도 13일 교내 체육대회에서 먹을거리를 판매해 성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효행 모범 학생으로 김 군을 선정해 교육감 표창을 할 예정이다.

김 군의 담임교사인 신은경 씨(42·여)는 “김 군은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한 모범 학생”이라며 “김 군의 효심에 감동해 교직원들이 먼저 나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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