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의 길

2016.05.13 09:34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을 위해 제도 개선과 연구개발(R&D)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정부 및 제약회사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6 동아 글로벌 바이오헬스 포럼’에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래의 한국 경제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이 차지할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바이오·제약 업체들은 신약 개발 사례 등을 발표한 뒤 R&D에 대한 세제 지원, 신약 가격 인상 등을 정부에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바이오헬스 산업의 민관 협력을 촉진하고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깊이 있는 토론의 장(場)이었다”고 행사를 평가했다.

 
▼ “바이오헬스가 미래 먹거리… 글로벌 제약업계, 한국 주목”  ▼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진행되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유기적 협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한국 바이오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12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6 동아 글로벌 바이오헬스 포럼’에서 엘리자베스 해밀턴 MSD 글로벌 항암부문 시장전략 총괄책임자는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빠른 성장에 놀라고 있고, 미래에 대해서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MSD는 신약 연구개발(R&D)에 연간 70억 달러(약 8조1900억 원)를 투자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제약업체다.

그는 미국, 영국, 스위스 등 유럽 외에 아시아의 성공 모범 사례로 싱가포르를 들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제약사가 이룬 연구 성과를 높은 약가(藥價) 등으로 보상하고, 그 재산권을 철저히 보호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적인 제약사들은 투자할 국가가 얼마나 제약업체들의 혁신에 친화적인지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며 “한국 정부가 바이오헬스 산업에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것은 한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제약사의 투자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정부 “바이오헬스 산업 적극 지원” 약속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포럼에서 “2016년을 바이오헬스 산업을 꽃피우는 한 해로 만들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비는 화학적 방법으로 개발되는 합성 신약의 5∼10배가 된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에 비해 이를 보상할 만한 가격 체계는 국내에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월에 바이오의약품의 약가 산정 기준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이와 별도로 세계 최초로 허가받는 국산 신약에 대해서도 따로 약가 평가 기준을 내놓겠다”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관섭 산자부 제1차관은 “규제 개선과 투자 인센티브 강화를 통해 바이오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약품에 대한 허가와 규제를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손문기 처장도 “신속한 제품 허가를 위해 예측 가능한 허가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포럼에 참석한 문창용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기존 산업들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바이오헬스처럼 성장성이 높은 산업에 대해 과감히 지원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바이오의약품 임상 1, 2, 3상 시험 비용에 대해 최대 30%의 공제율로 세액공제를 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 신약 개발, 다각적 협력으로 돌파구

유기적인 협력이 정부와 기업 간 관계에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정대진 산자부 창의산업정책관은 “과거엔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의 모든 과정을 홀로 책임지려 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위험 부담과 비용을 줄이고 있다”며 “바람직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바이오신약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전문으로 연구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한승 사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한 제약사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설명했다. 대형 제약사, 연구 전문 벤처회사, 의사와 학계 등 다양한 주체가 긴밀하게 협력할 때 바이오의약품과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지난해 8조 원에 이르는 기술 수출에 성공한 한미약품도 발 빠른 협력을 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꼽았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R&D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은 외부 기관에서 받아들이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지기는 매우 힘든 만큼 좋은 파트너를 찾아 협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을 여는 등 바이오벤처와 연구기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약 가격에 대해 적절한 보상 체계를 강도 높게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장우순 한국제약협회 보험정책실장은 “신약 개발과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가장 확실한 정책 신호는 혁신에 상응하는 가격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이상석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상근부회장은 “국내 바이오제약업체들이 최근 성장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토록 역량이 뛰어난지는 몰랐다”면서 “몇 년 안에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나올 것으로 확신하며 이를 지원할 합리적 정책을 빨리 가다듬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강대희 서울대 의대 학장은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기에 적절하고도 의미가 큰 행사였다”면서 “특히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 장관과 실·국장,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선두 바이오제약업체를 한자리에 모아 공론의 장을 만든 점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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