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노벨상 받은 비결요? ‘신뢰’하는 프랑스 학풍 덕분이죠”

2016.05.05 07:00
201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세르주 아로슈 콜레주드프랑스 교수가 4일 서울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201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세르주 아로슈 콜레주드프랑스 교수가 4일 서울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연구자들을 믿고 신뢰하는 프랑스식 연구 방식과 프로젝트(과제) 위주로 진행되는 미국식 연구가 서로 균형을 맞춰 나아가야 기초 연구의 발전이 있을 겁니다.”


201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양자컴퓨터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세르주 아로슈 파리 콜레주드프랑스 교수(72)는 4일 서울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식 기초 연구가 지배하고 있는 한국 과학계에 이 같은 조언을 했다.


그는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나의 스승과, 그 스승의 스승이 닦아 놓은 연구실의 자유로운 학풍 덕분이다. 스승에 대한 신뢰와 그의 리더십이 노벨상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의 스승은 프랑스의 수학자 클로드 코엔타누지 교수로 199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코엔타누지 교수의 스승은 또한 1966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물리학자 알프레드 카스틀레르다.


아로슈 교수는 흔히 ‘미국식 연구 방식’이라고 부르는 과제 위주의 연구 방식을 고집하면 기초 연구의 발전이 가로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 20년 이상 소요되는 연구에서 어느 순간 ‘돌파구’가 만들어지고, 여기에서 성과가 나오는 것이 바로 기초 연구”라고 말했다. 한국 역시 미국의 영향을 받아 기업은 물론 정부의 연구개발(R&D) 대부분이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고 있고, 더군다나 기초 연구의 역사가 짧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참석자들의 평가였다.


아로슈 교수는 3월부터 서울대 석좌교수로 초빙된 뒤 레이저가 현대물리학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강연하기 위해 한국에 머무르고 있다. 프랑스 이외 국가에서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로 해당 내용을 강연하는 것은 이번 서울대 강연이 처음이다. 아로슈 교수는 “제자인 제원호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와의 오랜 인연으로 서울대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아로슈 교수의 별명은 ‘양자컴퓨터의 아버지’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끔 만든 그의 연구 성과가 양자컴퓨터의 이론적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작동되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다. 그는 “양자컴퓨터는 10년 안에 상용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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