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고개 숙인 옥시…구체적 피해보상안은 없었다

2016.05.03 06:26

[동아일보]

■ 옥시, 혹시? 역시…

“해결될 때까지 한국 안 떠나”
옥시 샤프달 대표 공식 사과
피해자모임 “쇼에 불과하다”
검찰 수사 면피용 사과 비난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냈음에도 책임을 회피하려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공분을 산 옥시레킷벤키저가 뒤늦게 사과하며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를 사망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한 지 5년 만이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된 시점에 가장 늦은 사과를 했다는 점과 피해보상안에 구체적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면피용’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보여주기식 면피용 사과

아타 샤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가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이 단상에 올라 거세게 항의하며 회견은 일시 중단됐다. 피해자 가족들은 “항의 방문을 해도 만나주지 않던 옥시가 보여주기식 사과를 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승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 대표는 “줄기찬 사과 요구에도 반응이 없다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기자회견 형식의 사과를 한 것을 우리는 거부한다”며 “전대미문의 대참사를 유발하고도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옥시는 한국에서 자진철수하고 폐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피해자 한사람 한사람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다”며 “정치권에서도 제도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해줬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등도 공동성명을 통해 “이제 와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것은 옥시제품 불매운동이 겁나서 하는 쇼에 불과하다“며 불매운동에 동참해 줄 것으로 호소했다.

● 보상안 내용은 부실

이날 옥시레킷벤키저는 피해자 보상안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 및 환경부로부터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 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보상을 제공키로 했다. 또 보상액 등을 협의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전문가 패널을 7월까지 구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2014년에 출연한 50억원의 기금 외에 추가로 50억원을 더해 총 100억원의 기금으로 그 외 피해자를 도울 방침이다. 샤프달 대표는 “모든 것이 해결될 때까지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보상안에 구체적 내용이 없어 피해자를 외면한 채 검찰 수사에 따른 면피용이라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사과가 늦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샤프달 대표는 “충분하고 완전한 보상안이 마련되기를 기다렸다”는 원론적 대답을 내놔 여론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회사로 옥시를 지목하고 있다. 정부가 파악한 전체 피해자수는 사망자 94명 등 총 221명에 달한다. 이중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사망자 70명 등 177명으로 알려졌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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