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자성 메모리’ 개발 실마리 찾았다

2016.04.25 18:00
문경웅 한국표준연구원 책임연구원 팀이 고안한 자성 메모리 소자의 개념도. 교류 자기장을 이용해 스커미온을 움직여 정보를 이동시킨다. - 한국표준연구원 제공
문경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팀이 고안한 자성 메모리 소자의 개념도. 교류 자기장을 이용해 자화 상태인 ‘스커미온’을 움직여 정보를 이동시킨다.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정보가 저장돼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회전하면서 정보를 불러오거나 읽고 쓰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물리적으로 디스크를 돌리는 데 많은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전류를 직접 쓰지 않고 정보를 읽고 쓸 수 있는 자성 메모리 소자 개발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문경웅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나노측정센터 선임연구원 팀은 디스크를 직접 돌리지 않고 교류 자기장을 이용해 디스크 자성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은 위상학적인 자화 상태인 ‘스커미온’을 교류 자기장으로 이동시켜 디스크의 자성이 회전하도록 만들었다. 디스크가 회전하지 않고도 마치 회전하는 것처럼 정보가 이동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다.

 

스커미온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배열된 스핀 구조체로, 안정적인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어 차세대 메모리 단위로 주목 받아왔다. 특히 자성을 이용한 메모리의 저장 능력과 속도는 소자의 크기와 이동 속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스커미온은 크기가 매우 작고 이동 속도도 빠르다. 스커미온의 배열 상태를 디지털 신호로 만들면 초고밀도·고속력의 메모리 소자 개발이 가능하다.

 

이전까지는 전류를 직접 사용해야만 스커미온을 이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류가 집중될 경우 열이 발생하면서 그 영향으로 스커미온의 상태가 바뀔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 경우 정보가 깨지는 등 메모리가 기능을 잃는다.

 

연구진은 이런 열 손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류 자기장을 활용했다. 외부에서 전자석을 이용해 공간상에 균일하게 자기장을 발생시킨 뒤, 이를 진동시켜 스커미온을 이동시킨 것이다. 이 방법은 시료 전체에 존재하는 스커미온 여러 개를 동시에 이동시킬 수 있어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데도 유용하다.

 

문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차세대 저장장치로 기대되는 ‘스핀트로닉스 메모리’ 개발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성과”라며 “전류에 의한 스커미온의 이동은 일차원적이지만, 이를 교류 자기장을 이용해 이차원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정보 처리량도 늘릴 수 있어 고효율 메모리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2월 5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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