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놀! 노래부르며 식사하는 고릴라

2016.04.19 22:00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는 언제일까요? 바로 기분이 좋을 때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맛있는 음식을 만들거나 먹을 때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지요. (필자만 그런가요?)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요? 사실, 포유류 (특히 영장류) 및 조류 등도 어떤 특정 먹이를 발견하거나 먹을 때면 노래를 부르곤 한답니다. 그들 중 고릴라에 대한 연구 발표가 있어 소개합니다.

 

Jackhynes(W) 제공
Jackhynes(W) 제공

독일 막스 플랑크 조류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Ornithology)의 에바 마리아 뤼프(Eva Maria Luef) 박사는 “우리 연구진은 침팬지나 보노보 원숭이 같은 대형 유인원들이 먹이를 먹을 때면 특정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을 기존 연구 사례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고릴라도 그들과 마찬가지인지 호기심이 생겨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콩고 공화국에 서식하는 야생 로랜드 고릴라를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고릴라들에게 다양한 먹이를 제공한 후 그들의 소리를 녹음 및 분석한 결과, 두 종류의 노래 소리가 관찰되었는데요. 첫 번째 소리는 다른 음정으로 짧게 여러 번, 짧은 간격으로 내는 ‘노래’ 소리였고, 다른 소리는 낮은 음의 소리를 길게 이어서 내는 일종의 ‘허밍’ 같은 소리였습니다. 두 종류의 소리로 나타나는 것이 특정 먹이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yanti(F) 제공
yanti(F) 제공

고릴라들의 노래는 연령 및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이 나타났는데, 우두머리를 포함한 성체 수컷 고릴라들이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그에 반해 암컷과 어린 개체들은 비교적 적게 노래를 불렀는데, 아마도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 아닐까 추정했습니다.

 

연구진은 노래가 고릴라 사회에서 어떤 사회적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했는데요. 우두머리를 포함, 성체 수컷 고릴라들의 노래는 식사 중인 사실을 개체들에게 알리는 동시에 방해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사회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고릴라 사회에서도 우두머리 고릴라는 무리를 이끄는 리더로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그가 식사를 하면 다른 개체들도 식사를 하고 일어나 자리를 옮기면 나머지들도 다 따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로 식사 중 노래는 식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노래를 멈추면 식사가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가 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노래를 통해 고릴라 상호간의 협동과 사회적 유대감이 높아지는데, 결국 노래가 그들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Regina(F) 제공
Regina(F) 제공

한편 고릴라들은 먹이와 관련해서만 노래를 부르는 특징을 보였는데요. 특히 선호하는 먹이인 수초, 꽃, 씨앗을 먹을 때는 노래를 많이 불렀습니다. 하지만 흰개미 같은 곤충을 먹을 때는 거의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릴라도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면 신나서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요?

 

이 연구는 최근 플로스원(PLoS ONE,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에 발표되었습니다.

 

 

※필자소개

민혜영. YBM시사에서 각종 영어 학습 월간지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단행본의 에디터를 거쳐 현재는 프리랜서 외신 번역 및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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