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구마모토 대지진] 지각판 붕괴가 원인, ‘불의 고리’ 연쇄지진 촉발

2016.04.17 18:00

 

일본 규슈 지역에 일어난 최초 지진의 위치. 한국과도 멀지 않다. - 동아일보 제공
일본 규슈 지역에 일어난 최초 지진의 위치. 한국과도 멀지 않다. - 동아일보DB

 

일본에 또 다시 초대형 지진이 발생했다. 14일 오후 9시 26분경 규슈 중서부에 위치한 구마모토현 구마모토 지방(북위32.7도, 동경130.8도)에서 리히터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를 시작으로 최대 진도 7.3이 관측되는 등 강력한 지진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 지진을 ‘2016 구마모토 지진’이라고 명명했다. 17일 현재 사망자는 41명, 부상자는 3000명이 넘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구마모토 현에서는 주민들 가운데 4만5000여 명이 여진의 공포로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 복잡한 지각판 구조가 원인…여진 많아 피해 더 키워

 

일본 기상청은 15~16일 지진의 규모가 14일 지진보다 큰 점을 근거로 14일 지진을 전진(前震)으로, 7.3의 강진이 일어난 16일을 본진(本震)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번 지진의 원인은 두 개의 지각판이 충돌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유라시아판 상단에서 생긴 지각변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USGS 및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원인을 구마모토 지역 지하에 놓인 후타가와(布田川) 단층(길이 64㎞)에서 찾고 있다. 여기에 히나구(日奈久) 단층(길이 81㎞)이 부딪히면서 계속해서 여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들 두 개의 단층 부근의 지하 구조가 매우 복잡한 만큼 추가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다란 두 개의 지각판이 연이어 땅을 뒤흔들며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지진은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큰 규모로 발전했다. 14일 진도 6.4와 5.7 두 차례의 지진에 이어, 15일 0시 3분 경 6.4의 지진이, 16일 1시 25분경에는 진도 7.3의 지진이 잇따라 일어났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의 진도를 0, 1, 2, 3, 4, 5-, 5+, 6-, 6+, 7의 10단계로 나눈다. 즉 7 이상은 가장 강력한 지진에 해당한다. 진도 7이상의 강진이 내륙에서 일어난 경우는 일본에서도 손에 꼽힌다. 2004년 10월 23일 니가타 지진에 이어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번 구마모토 지진 정도만 7 이상으로 구분된다.

 

구마모토에서는 16일 1시 46분경에도 진도 6.0의 지진이 추가로 일어났으며, 이 지진은 현재 인근 오이타 현까지 번져 나갔다. 규슈에선 16일 3시 3분경에는 5.8, 16일 3시 55분경에는 5.8, 7시 11분에는 5.3의 지진이 연이어 일어났다. 이는 대규모 지진만 정리한 것으로, 기상청은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여진이 15일 낮 12시 기준으로 120차례 이상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사토 히로시(佐藤比呂志) 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는 “히나구 단층은 매우 길며 이번 지진으로 그 북단의 5분의 1 정도가 갈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큰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대규모 화산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진원 인근에는 아소산(阿蘇山)과 나가사키(長崎)현 운젠다케(雲仙岳) 등 활화산이 있기 때문이다.

 

●에콰도르, 대만 등 지진 연이어 발생

 

이번 지진은 일본에서만 일어난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환태평양 일대에서 최근 연이어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강진의 일부로 해석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연쇄적 지진의 일부인 셈이다.

 

2월 18일 대만에서는 진도 6.8의 지진이 일어났으며, 이달 16일 오후 6시 55분쯤 대만 타이둥(台東)현 동부 해역에서는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중국지진센터가 발표했다.

 

17일에는 남미 에콰도르 페데르날레스 북서쪽 14㎞ 해역에 7.4 규모의 강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바다에서 일어난 지진이지만 항구 도시 과야킬에서 최소 주택과 고가도로가 붕괴됐으며 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대규모 지진이 태평양을 둘러싼 지역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흔히 ‘불의 고리’로 불린다. 불의 고리는 지각판 중에서도 가장 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이나 북아메리카, 인도, 호주판 등과 맞물리는 경계선을 가리킨다. 전 세계 지진 80∼90%도 이곳에서 발생한다. 가장 최근에는 2011년 초대형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사태 등을 촉발한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번 구마모토 지진도 또 다른 대규모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을 사상 최악의 ‘난카이(南海) 대지진’으로 발전할 것인지를 놓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남부 규슈에서 일본 혼슈 중부의 태평양 연안인 도카이(東海) 지방에 이르는 지역에서 대지진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난카이 대지진은 해구형 지진을 뜻한다. 일본 남해쪽 대륙판이 육지쪽 지각판 밑으로 말려들어가면서 일본 섬 전체를 흔드는 대규모 진동과  쓰나미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도쿄와 나고야 사이에 있는 시즈오카 현의 스루가만부터 규슈 동쪽 연안까지 이어지는 깊이 4000여 m에 이르는 해저 봉우리를 ‘난카이 트로프(trough)’란 이름으로 부른다. 이 지역은 과거 약 100~150년 간격으로 진도 8 전후의 지진이 여러 차례 일어난 바 있다.

 

2015년 이후 전 세계에서 일어난 7.0이상 규모의 지진 현황. 상당 수가 ‘불의고리’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기상청 제공
2015년 이후 전 세계에서 일어난 7.0이상 규모의 지진 현황. 상당 수가 ‘불의 고리’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기상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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