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과학 지식을 접하는
가장 똑똑한 방법!

깜빡하는 건망증, 혹시 치매일까

2016년 04월 15일 15:00

알츠하이머에 걸린 중년의 삶을 다룬 TvN드라마 ‘기억’에서 이성민(박태석 변호사 역할)은 서서히 기억을 잃으며 전 부인집을 찾아가고 죽은 아들이 살아있는 줄 착각을 합니다. 기억과 함께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알츠하이머의 파괴력은 노년기를 앞둔 누구에게나 두려움을 안겨줍니다. 

 
그런데 봄이 되면 찾아오는 손님 ‘건망증’을 겪으면서 혹시 치매일까 헷갈리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죠. 봄이 되면 겨우내 움츠렸던 피로가 풀리면서 호르몬 분비가 변화해 깜빡깜빡하는 건망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인데요. 과연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 건망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드라마 ‘기억’의 한 장면. ‘기억’에서 이성민은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점차 인간성을 회복해가지만, 실제로 초기 알츠하이머 단계의 환자들은 신경질적이고 비양심적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 TvN 제공
드라마 ‘기억’의 한 장면. ‘기억’에서 이성민은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점차 인간성을 회복해가지만, 실제로 초기 알츠하이머 단계의 환자들은 신경질적이고 비양심적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 TvN 제공

건망증과 치매 어떻게 다른가?


PC나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브라우저로 새 창을 열었는데 어디에 접속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린다거나,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손에 꼭 쥐고 있는 휴대전화를 찾는 것과 같은 건망증은 일상에서 종종 겪습니다.


이에 반해 ‘치매’는 뇌의 손상이나 기능 저하로 인해 인지기능과 고도 정신기능이 감퇴하는 복합적인 증후군을 아우르는데요.

 

“약속 시간이 몇 시였지?”라고 하면 건망증이지만, “내가 약속을 잡았었다고?”라며 약속한 일 자체를 잊었다면 치매일 확률이 높습니다. 건망증일 때는 평소 잘 쓰던 단어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지만, 치매일 때는 문맥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단어가 튀어나오고요 건망증은 과거의 기억이 잘 생각나지 않지만, 치매는 최근의 기억부터 사라진다는 점도 다르죠.


건망증은 뇌 기억회로의 작동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혼선이 빚어져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뇌가 어떤 사실을 기억하는 과정인 ‘입력, 저장, 등록, 회상’ 가운데 어느 한 단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죠. 반면 치매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기억회로 전체가 심각하게 손상된 경우입니다.


치매에 걸리면 단계별로 상태가 악화됩니다. 초기에는 방금 전의 일을 잊어버리고 같은 말을 반복합니다. 그러다 점차 최근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시공간에 대한 개념이 흐려져 홀로 외출하기 힘들어지죠. 말기가 되면 언어소통이 불가능해지고 식사하거나 걷지도 못하는 어린 아이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이미지 확대하기건강한 사람의 뇌(왼쪽)과 중증 치매 환자의 뇌(오른쪽). 중증 치매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해 그 크기가 눈에 띄게 작으며, 내측 측두엽이 위축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 위키피디아 제공
건강한 사람의 뇌(왼쪽)과 중증 치매 환자의 뇌(오른쪽). 중증 치매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해 그 크기가 눈에 띄게 작으며, 내측 측두엽이 위축돼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 위키피디아 제공

치매, 알츠하이머는 왜 생기는 걸까?


이러한 치매는 왜 생기는 걸까요? 원인이 되는 질환은 70여가지가 있지만,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은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혈류가 감소해 뇌세포가 줄어들고, 뇌 부위의 실핏줄이 터져 뇌손상으로 이어지는 질환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와 달리 발음장애, 성격변화, 시·공간 장애처럼 여러 가지 지적능력 장애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치매의 또 다른 원인 알츠하이머는 서서히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능력이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치매 환자의 60~80% 정도가 이 병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될만큼 가장 흔한 원인이라서 치매를 대체하는 용어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는 베타 아밀로이드(beta-amyloid)라고 하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뇌에 침착하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는 노화나 유전의 영향으로 생기는데 대개 65세 이후에 발생합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21만 명 수준이던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지난 2013년 40만 5000명으로 5년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70대 노인들의 경우 10명 중 1명이 치매환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지 확대하기알츠하이머는 1906년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사례를 보고한 독일의 신경병리학자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의 이름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는 전혀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그의 이름을 딴 알츠하이머 질환의 심각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습니다. - 위키피디아 제공
알츠하이머는 1906년 최초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사례를 보고한 독일의 신경병리학자 알로이스 알츠하이머의 이름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는 전혀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그의 이름을 딴 알츠하이머 질환의 심각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습니다. - 위키피디아 제공

 

이미지 확대하기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조직(오른쪽)에는 정상인(왼쪽)과 달리, 신경섬유농축체와 아밀로이드반이 침착돼 있습니다. - 경희대학교병원 제공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조직(오른쪽)에는 정상인(왼쪽)과 달리, 신경섬유농축체와 아밀로이드반이 침착돼 있습니다. - 경희대학교병원 제공

노인 보다 젊은 사람에게 더 많은 건망증


노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치매와 달리, 건망증은 젊은 층에게 폭넓게 나타나는데요. 독일 본 대학교 신경과학 연구팀에 따르면 20대 젊은 층에게서 유난히 건망증이 자주 나타난다고 합니다. 설문조사 결과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점심 도시락은 챙겨왔는지 등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억력에서 노인들보다 20대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경우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건망증이 더욱 심해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죠. 임신한 여성들에게 건망증이 생기는 ‘임신 건망증’은 실제로 발생합니다. 임신기간 중 모체의 뇌는 앞으로 출산할 신생아의 욕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힘을 쏟기 때문에 그 외의 일, 예를 들어 휴대전화를 어디에 두었는지 같은 데에는 집중하기 어려워집니다.


특히 폐경기를 겪으며 여성들의 건망증은 더욱 심해지는데요. 미국 애리조나 간호대학 연구팀은 최근 3년 안에 최종 월경기를 가진 평균 49세의 여성 1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망증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많았으며, 이들의 기억력은 동일한 연령의 남성들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고 합니다.


남녀 누구나 30세 이후 뇌세포 감소로 기억력이 감퇴하기 때문에 40~50대가 되면 건망증이 일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증세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외출할 때 가스렌지에 불을 켜놓고 나가거나 열쇠를 현관에 꽂고 나가는 등 증상이 심해질 경우 ‘스트레스성 건망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미지 확대하기‘태양의 후예’ 보며 아몬드 땅기셨던 분들, 아몬드가 건망증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pixabay 제공
‘태양의 후예’ 보며 아몬드 땅기셨던 분들, 아몬드가 건망증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 pixabay 제공

건망증 줄이는 방법


이러한 건망증을 평소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줄일 수 있는데요. 먼저 수면시간을 확보해 푹 자고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평소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고정된 장소에 두는 훈련을 하면 건망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줄일 수 있겠죠.


뇌를 지나치게 많이 쓰거나 기억을 담당하는 장치가 하나의 생각에 몰두하고 있을 때 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는 기억의 양을 적당히 조절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중요한 내용들은 스마트폰의 메모 기능을 이용해 기록한다면 기억의 부담을 덜 수 있겠죠.


또 건망증은 감정적인 부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싫어하는 사람, 무서워하는 사람이 내린 지시나 약속은 더 잘 잊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억을 저장하는 장치가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에 따라 기억해야 될 우선순위를 무의식적으로 줄 세우기 때문이죠. 따라서 감정적인 스트레스 요인을 풀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먹는 음식도 건망증 예방에 중요합니다. 20~30대 건망증의 원인은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에 있는 특정 단백질을 보충해주면 건망증을 고칠 수 있습니다. 아몬드 등 견과류에는 기억력과 연관된 신경전달 물질을 촉진하는 단백질 성분이 많습니다. 하이드록시타이로솔 성분이 포함된 올리브유, 기억력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비타민C, 활성산소에 의한 뇌손상을 예방하는 비타민E를 섭취하면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필자소개
이종림. IT전문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와 과학동아에서 기자로 일했다. 최신 IT기기, 게임, 사진, 음악, 고양이 등에 관심이 많다. 세간의 이슈들과 과학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재미와 보람을 느끼며 글쓰고 있다.

 

※참고문헌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4040/news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8144/news
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5513739/bef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관련기사

인기기사

댓글

댓글쓰기

관련 태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