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마피아 세력이 정책 좌지우지… 한국의 독자적 원전기술 개발 방해”

2013.06.18 00:00


[동아일보] 한필순 한국원자력硏 고문 쓴소리

한 원로 원자력공학 전문가가 원자력발전소 비리의 원인으로 지목된 ‘원전 마피아’ 세력이 한국의 독자적 원전 기술 개발을 방해하면서 국내 원전 정책을 좌지우지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필순 한국원자력연구원 고문(80·사진)은 17일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국제원자력교육훈련센터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전 마피아들의 존재와 이들이 이끌어 온 원전 공기업의 폐쇄적인 분위기가 이번과 같은 원전 비리의 원인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고문은 1984년부터 1991년까지 한국원자력연구소(현 원자력연구원) 소장을 맡으며 한국형 원자로와 한국형 핵연료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원자력의 대부’로 불린다.

그는 “한전은 1990년대 김영삼 정부 시절 독자적으로 원전 기술 개발에 성공한 원자력 연구팀 약 700명을 대거 데려갔지만 이들의 능력을 사장시켰다”며 “한전은 과학자들이 원전의 독자 개발에 나서자 ‘우리(한전) 일인데 왜 과학자가 원전 문제에 끼어드느냐’면서 사사건건 반대와 방해를 일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원전 비리는 원전 사업을 독점하려는 원전 공기업의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1980년대 한국형 경수로 개발 책임을 맡았던 이병령 전 원자력연구소 원전사업본부장(66)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외 원전 업체의 이익을 위해 일한 인사 15명이 정부기관과 한전, 한수원에 두루 포진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원전 기술 자립을 방해한 원전 마피아들은 냉각재펌프(RCP)와 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핵심 장비를 해외 원전업체인 웨스팅하우스에서 수의계약으로 납품받아 수천억 원의 국고를 낭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원전 부품을 검수하는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의 감사는 지나치게 촉박한 원전부품 납기 일정이 원전 비리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김장수 한전기술 상임감사(46)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원전 비리는 직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한국서부발전이 경기 평택시에서 짓는 복합화력발전소에서 서류가 위조된 부품이 납품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올해 2월 부품 업체인 미국계 K사가 평택발전소에 설치될 연료가스 압력 용기의 용접 불량을 숨기기 위해 용접이 양호한 부품 사진을 검증 서류로 제출한 것을 적발했다”며 “새 부품을 납품받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대전=지명훈 기자·김유영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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