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한 세자, 어머니의 영향으로 결국…

2013.06.17 17:59

 

 

의릉의 배치도. 쌍릉이지만 좌우배치가 아닌 전후능설이라는 것이 독특하다. - 이종호 박사 제공
의릉의 배치도. 쌍릉이지만 좌우배치가 아닌 전후능설이라는 것이 독특하다. - 이종호 박사 제공

 의릉(懿陵)은 제 20대 경종(1720∼1724)과 계비 선의왕후(1705~1730) 어씨의 능(陵)으로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에 있다. 경종은 숙종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한국사에서 큰 파란을 일으킨 여인으로 꼽히는 희빈 장씨다.

 

  일반적으로 경종을 비운의 왕이라 부르는데 경종의 생애가 어릴 적부터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경종이 폐비 장희빈의 소생인데다 정치적으로는 남인계에 속한다는 점 때문에 송시열 등 당시 정치적 실세였던 서인 세력들의 극렬한 반대에 봉착했다. 그러나 아버지 숙종은 신하들의 벌떼와 같은 항의에도 불구하고 경종을 세자에 책봉했다. 이 때문에 경종의 세자 책봉을 반대하였던 송시열은 사사되었고 서인은 실각하였다.

 

  어머니 희빈 장씨가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어린 시절에는 총명함이 뛰어난 세자로 칭송을 받았고 숙종의 극진한 배려 속에서 성장했다.

 

의릉의 홍살문. - 이종호 박사 제공
의릉의 홍살문. - 이종호 박사 제공

  학문에 힘쓰는 것을 중히 여겼던 숙종은 왕세자에게 늘 학문을 갈고 닦음을 강조했다. 이에 세자는 4살 때 천자문을 익혔고 8살 때 성균관 입학례를 치렀다. 실록은 ‘세자가 입학례를 행하는데 글을 읽는 음성이 크고 맑아서 대신들이 서로 축하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고 전한다. 경종이 적어도 조선의 여느 왕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어린 시절 영특함으로 칭찬받는 세자였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가 14살이 되던 해 경종의 일대기에 그야말로 큰 영향을 미치는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숙빈 최씨가 이복동생인 연잉군(뒤의 영조)을 출산하면서 숙종과 장희빈의 관계가 멀어지자 경종 또한 숙종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정치적으로 남인이 실각하고 서인이 노론(老論)과 소론(少論)으로 분파되면서 숙빈 최씨는 노론의 지지를 받았고 세자(경종)는 소론의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희빈 장씨가 인현왕후를 모함했다는 것이 알려지자 숙종은 경종의 친모이지만 그녀를 용서하려 하지 않았다. 당대에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형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신하들은 상소를 거듭했다.

 

  희빈 장씨가 설령 용서하기 어려운 죄가 있지만 춘궁(경종)이 걱정하고 마음 상할 것을 염려하여 조금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는 탄원이다. 그러나 숙종은 냉철하게 희빈 장씨를 내치고 사약을 내렸다. 이때부터 경종은 점차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모했고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전해진다.

 


참고문헌 :
   「의릉개방 10년을 맞이하여」, 김흥년, 문화재청, 2006.09.15.
    「[王을 만나다·39]의릉 (20대 경종·계비 선의왕후)」, 이창환, 경인일보, 2010.07.08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이종호 박사(사진)는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과학저술가로 활동중이다. 저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과학이 있는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노벨상이 만든 세상’ ‘로봇, 인간을 꿈꾸다’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등 다수다.

 

 

※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더사이언스’(www.dongascience.com)가 공룡유산답사기, 과학유산답사기 2부, 전통마을을 찾아가는 과학유산답사기 3부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찾아가는 과학유산답사기 4부를 연재합니다. 과학저술가 이종호 박사의 도움을 받아 세계문화유산 속에 숨어 있는 과학지식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이니,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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