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지카바이러스 환자 발생

2016.03.22 18:00

중국과 일본에서 ‘지카바이러스(ZIKV)’ 감염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첫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호흡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감염증 발생국 여행객을 통한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는 만큼 최선의 예방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 브라질 출장 중 감염…귀국 땐 증상 없다가 5일 뒤부터 발열 등 증상

 

질병관리본부는 브라질에 다녀온 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됐던 40대 남성 L 씨에 대해 유전자 검사(RT-PCR)를 실시한 결과, 지카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됐다고 22일 밝혔다.

 

지카바이러스의 매개인 이집트 숲 모기. - flickr 제공
지카바이러스의 매개인 이집트 숲 모기. - flickr 제공

L 씨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2일간 출장차 브라질 북동부 지역을 방문했다가 모기에 물렸으며, 귀국 당시인 11일에는 증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5일 뒤인 16일부터 발열, 발진, 근육통 등 증상을 보였고 22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모기에 물린 뒤 2~14일의 잠복기가 지나고서 갑작스러운 발열, 발진, 관절통, 근육통, 결막염, 두통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대부분의 증상은 경미하게 나타나다 일주일 내로 회복되지만 임신 전후로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고, 마비를 일으키는 ‘길랭-바레 증후군(GBS)’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지카바이러스는 발생국인 브라질을 중심으로 중남미 지역과 태국 등 동남아 등지로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발생국에서 온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국 시 공항에서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 검역관에게 신고해 검진과 역학조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귀국 후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해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문의사항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09)로 연락하면 된다.

 

● 드물게 수혈·성접촉으로도 전염될 수 있어…귀국 후 최소 1~2개월은 각별한 주의 필요

 

주로 이집트 숲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지카바이러스는 호흡 등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드물게 수혈이나 성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카바이러스가 위협적인 이유는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소두증은 신생아의 뇌가 정상(오른쪽)보다 작게 태어나는 희귀 질병으로(왼쪽), 이 경우 정신 지체 수준으로 지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조기 사망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 위키미디어 제공
지카바이러스가 위협적인 이유는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소두증은 신생아의 뇌가 정상(오른쪽)보다 작게 태어나는 희귀 질병으로(왼쪽), 이 경우 정신 지체 수준으로 지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조기 사망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 위키미디어 제공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발생국 여행객에게 귀국 후 1달 동안 헌혈을 하지 말고, 최소 2개월 동안 성관계를 피하거나 반드시 콘돔을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임신 중 여성은 태아 감염을 막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가임 여성은 최소 2개월 동안 임신을 연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직까지 이집트 숲 모기가 국내에서 발견된 적은 없다. 하지만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 숲 모기가 이집트 숲 모기와 유전적으로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서 지카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흰줄 숲 모기 방제 지침을 9일 마련하고, 관계부처와 지자체에 배포해 매개가 될 수 있는 모기에 대해 방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L 씨는 양호한 상태로 병세가 나아지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카바이러스 환자의 경우 격리치료가 필요 없으나 보건당국은 국내에 유입된 첫 사례라는 점을 감안해 L 씨를 전남대 병원에 입원시키고, 임상적 관찰과 추가적인 정밀검사와 역학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배우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번 사례처럼 발생국 여행객으로 인한 지카바이러스의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다”며 “임산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 여행을 자제하고, 발생국 여행객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등 귀국 전후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지카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일반 국민 행동 수칙. -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제공
3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지카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일반 국민 행동 수칙. -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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