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판이 커지다.. 글로벌 공룡들의 가세

2016.03.21 18:02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VR이나 AR은 갑자기 생겨난 개념이거나 이제 막 시작되는 산업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렇게 VR이 뜨거워지는 것일까요?


물론 게임 매니아들이 기다려 온 오큘러스 제품의 상용화도 중요한 변곡점이 됐지만 지금처럼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까지 VR이란 단어에 귀가 솔깃해진 이유는 아마도 페이스북, 구글, 삼성,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글로벌 IT 공룡들이 저마다 관련 지원전략이나 제품을 밝히고 나선데 따른 게 아닌가 싶습니다.

 

VR 분야의 빅 플레이어들 - (주)동아사이언스 제공
VR 분야의 빅 플레이어들

“가상현실은 한때 SF의 꿈이었다. 하지만 인터넷도, 컴퓨터도, 그리고 스마트폰 역시 모두가 한 때는 꿈이었다. 미래는 현실이 되고 있으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때가 됐다. 난 우리의 미래를 세상 속으로 불러오기 위해 오큘러스와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CEO, 2014. 3. 26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제공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제공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가 지난 2014년 3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이 글은 전세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 왔습니다. 페이스북이 21억 달러라는 거액에 오큘러스를 인수키로 한 사실이 공개된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인수는 여전히 변방에 머물던 VR을 주류의 관심사로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전세계인의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된 페이스북이 거액을 들여 사들인 기업과 서비스라면 향후 여러 분야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뒤 같은 해 구글이 카드보드라는 저가 VR헤드셋을, 오큘러스와 제휴한 삼성이 기어VR을 선보이면서 VR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5년 동영상 유통 플랫폼의 절대강자 유튜브가 대중적인 VR 콘텐츠인 360동영상이 구동된 데 이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도 360영상을 지원하고 나서면서 VR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수직 상승했습니다.


네. 이쯤되면 판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유튜브360을 통해 표면화되고 있는 구글의 투자는 사실 오래 전부터 폭넓게 진행돼 왔습니다. 이미 2009년 증강현실(AR) 검색 서비스인 구글 고글에 이어 2012년 구글 글래스를 선보였고, VR/AR 분야의 유망 기업 매직리프(Magic Leap)에도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VR사업 전담조직을 구성, 운영중이란 소식도 전해집니다.

 

유튜브의 360비디오 채널 - 유튜브 제공
유튜브의 360비디오 채널 - 유튜브 제공

VRㆍAR을 향한 거대 글로벌 기업의 행보는 자연스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관심으로 옮아 갑니다. 여기저기에서 VR을 외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애플 역시도 현재 VR연구개발팀을 가동 중이며 더그 보먼 교수 등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조용히 채비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와 함께 프라임센스(3D센싱), 플라이바이, 이모셔트(이상AR 스타트업) 등 관련 업체 인수와 투자도 진행했습니다. 2007년, 2013년엔 고글타입 VR기기 관련 특허도 출원한 바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장의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VR과 AR의 사용자경험을 모두 흡수한 홀로렌즈(Microsoft HoloLens)가 그 주인공인데 아직 일반 소비자가 아닌 개발자용 버전이 공개된 상황이지만 관련 업계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앞서 MS는 자사의 대표적인 게임 플랫폼인 엑스박스(XBOX)와 오큘러스 리프트의 연동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 홀로렌즈를 이용해 즐기는 미식 축구 - MS 유튜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2016 MWC 행사에서 갤럭시S7과 함께 삼성이 내건 키워드는 VR이었지요. 모바일VR을 향한 삼성의 의지는 삼성의 주관행사에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CEO가 게스트로 등장한 것에서도 확인됩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VR의 생태계 활성화와 사용자 저변확대를 위한 양사간 협력의지가 두드러진 이벤트였습니다.

 

삼성은2016 MWC 갤럭시S7 언팩 행사장에 기어VR을 비치해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
삼성은2016 MWC 갤럭시S7 언팩 행사장에 기어VR을 비치해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 삼성전자 뉴스룸 제공

이날 행사에서 “VR은 차세대 플랫폼이다. 사람들이 일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마크 주커버그의 말은 왜 글로벌 기업들이 VR 시장에 주목하며 투자하고 있는 지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미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거대 플랫폼을 실현한 빅 플레이어들이 ‘영상’, ‘실감’, ‘몰입’을 키워드로 한 VR을 다음 플랫폼 경쟁의 무대로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곧 새로운 콘텐츠와 서비스의 탄생은 물론이고 기존 플랫폼에도 확대 적용되며 다양한 변화가 생길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고품질 VR 콘텐츠와 서비스를 뒷받침하기 위한 프로세서 등 컴퓨터 관련 하드웨어의 성장과 투자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PC 시장이 침체에 접어 든 상황에서 인텔, AMD, 엔비디아, 퀄컴 등 반도체 분야 기업들에게 VR이 새로운 특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텔은 이달초 이스라엘의 VR 분야(3D 렌더링) 스타트업 리플레이테크놀로지스를 1억50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하는 등 잰걸음에 나서고 있습니다.


VR…. 아직은 나와 먼 얘기인듯 하지만 이미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면 생각보다 이른 시일 안에 우리 머리에, 우리 손에 VR이 올려질 지도 모릅니다.


비교적 오랜동안 VR에 주목해 온 관계자들은 (우스갯 소리로) 요즘을 ‘물 들어 왔으니 노 저야 할 때’라고들 합니다. 그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얘기겠지요.


* 이번 회차엔 이탈리아 스타트업 와이드런이 제작한 VR 자전거 운동 영상을 소개합니다.
 

 

 

필자소개
이정환. 10여년간 전자신문 취재기자로 인터넷, 모바일, e비즈니스 등 분야를 담당했다. 이후 SK를 거쳐 지금은 판교밸리 미디어 밸리인사이더 대표 에디터 겸 IT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아날로그적인 삶을 꿈꾸지만 늘 IT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바일 푸어 홍과장, 모바일 천재가 되다」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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