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글로벌 차량부품 전문업체로 떠올라

2013.04.25 16:16


[동아일보] 매출중 10%가 수출… 22억달러 벌어
“부품공급 계약을 목숨처럼 지킨 결과”

이미지 확대하기

현대모비스는 2011년 6월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A사를 대상으로 기술설명회를 열기 위해 협력사 13곳과 함께 이탈리아로 향했다. 당시 동행했던 협력사 N사 관계자는 전시회 전날 밤 늦게 전시품을 진열하던 중 자신들의 부품을 담은 상자 하나가 배송 중에 사라진 것을 뒤늦게 알고 발을 동동 굴렀다. 앞서 독일에서 자동차업체 B사를 대상으로 기술설명회를 한 후 서둘러 이탈리아로 넘어오다 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물류회사가 분실한 부품 상자를 찾아 부랴부랴 독일에서 출발했지만 전시회 시작 전까지 도착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다. 곤혹스러워하는 협력사 사장의 모습을 보던 현대모비스 측은 마침 현대모비스 유럽주재원이 타고 온 차에도 똑같은 부품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멀쩡한 차 한 대를 분해했다.

다행히 부품이 전시회 시작 전 가까스로 도착해 차를 분해해 꺼낸 부품이 전시회에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탈리아 A사는 협력사를 돕기 위해 자신의 차까지 분해하는 ‘의리파’ 현대모비스 직원들의 열정에 감탄했다.

이미지 확대하기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0%가 넘는 22억 달러(약 2조4057억 원)를 해외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다. ‘형님’격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전체 판매대수의 80%가 넘는 물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물량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업체들은 경쟁사의 부품을 잘 쓰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 현대모비스의 해외 수출 성장세는 놀랍다. 현대모비스 해외영업맨들이 2002년부터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지 10년 만에 거둔 성과다.

박진우 현대모비스 해외영업1팀 부장은 “글로벌 톱5 지위에 오른 현대·기아차의 빠른 성장이 현대모비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해외 완성차업체들이 현대모비스란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며 “현대·기아차가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덩달아 현대모비스의 인지도까지 상승했고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배양분이 됐다”고 설명했다.

2만∼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는 볼트 하나라도 빠지면 공장 생산라인이 당장 멈춘다. 그만큼 부품의 원활한 공급이 중요하다. 현대모비스가 기술력 외에도 한국인 특유의 근면, 스피드를 내세운 것도 해외시장 공략에 주효했다. 김민환 현대모비스 해외사업기획팀 부장은 “해외 공장에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경우 아예 직원이 부품을 들고 비행기로 실어다 나를 정도로 바이어와의 약속을 목숨처럼 여긴다”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부품이 다음 디트로이트행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기에 중간체류 시간이 길다면 아예 트럭운전사 2명을 고용해 72시간 내내 고속도로를 달려 제 시간에 부품을 공급하는 ‘트러킹(Trucking)’도 치열한 자동차부품시장에서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을 높인 노하우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첨단에어백, 전자식 조향장치, 전자브레이크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전략제품을 해외 수출 품목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시로 2020년까지 수출 비중을 20%로 높이겠다는 ‘2020 프로젝트’도 가동 중이다.

이준형 현대모비스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은 “북미나 유럽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이고 인도나 중국처럼 신흥시장까지 아우르는 고객 다변화 전략을 통해 2020년 글로벌 자동차부품업계 ‘톱5’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모바일서비스 바로가기][☞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로 더 많은 기사를 받아보세요!

댓글 0

작성하기

    의견쓰기 폼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