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사고 책임 소재 불분명… 소유자-제조사 누가 보험 부담할까

2016.03.09 10:00


[동아일보] 관련법-제도 정비 안돼 논란
美 “인공지능도 운전자 인정 가능”… 제조사 보험 가입 쪽으로 기울어

자율주행차가 주행 도중에 사고를 내면 운전자의 책임일까, 아니면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일까. 정부가 7일 국내 차량에 첫 자율주행 허가증을 내주면서 대중화가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차의 보험료 부담을 누가 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자율주행차는 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보상하도록 돼 있는 자동차보험의 의무 가입 대상이다. 문제는 자율자동차의 운전자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라는 점이다. 7일 선보인 국내 1호 자율주행차인 ‘제네시스 G380’도 주변 자동차나 장애물을 감지하는 레이저 스캐너, 카메라 등의 센서 7개와 방향 가속 엔진 등을 관장하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운전대를 잡았다.

따라서 자율주행차의 소유자와 자동차 제조사 중 누가 자동차보험을 들어야 하는지가 모호한 상황이다. 소유자가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손해배상의 주체를 ‘자기를 위해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법무법인 화우 이광욱 변호사는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운전 지시를 내리기 때문에 현행법 체계에서는 운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동차 제조사가 보험 가입자가 돼야 한다는 측은 자율주행차가 사람의 지시에 따른다 해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운행이 되고, 이 인공지능이 사고를 일으키는 것인 만큼 제조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율주행차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라도 자동차 제조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수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 박사는 “자동차 제조사가 보험 가입을 책임진다면 자율주행차가 더 빨리 대중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자율주행차의 상업 판매가 시작될 예정인 미국에서는 제조사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분위기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달 “인공지능이 인간 운전자와 비슷한 수준의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구글의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시스템도 운전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의 제도를 자율주행차에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자율주행차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률 등 제도 정비가 하루빨리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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