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꼭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2016.03.01 13:00

꿈은 달콤하다. 목표를 달성한 자신의 미래 모습을 떠올리며 흐뭇해하거나 이렇게 저렇게 되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상상하는 순간은 큰 행복감을 맛보게 된다. 하지만 꿈의 달콤함에 너무 깊이 빠져들면 되려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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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Gollwitzer와 동료들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Gollwitzer et al., 2009). 장래에 심리학자 또는 법관이 되고 싶다고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 심리학자와 법관이 되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한 조건의 학생들에게는 그 목표를 혼자 생각하도록 했고, 다른 조건의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목표와 계획들을 다른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도록 했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표와 계획을 주변에 이야기한 학생들은 그러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이미 그 꿈을 이룬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며,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 또한 덜 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표와 계획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이미’ 어느 정도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듯한 모양새가 되어 마치 실제로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얻어버린 ‘이른 성취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첫 삽도 뜨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안주하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중요한 목표일수록 행동하기 전에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며 너무 이른 인정을 받아 버리는 것은 조심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연구(Jordan et al., 2011)에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부, 봉사 등 도덕적으로 올바른 일을 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 그랬더니 옳지 않은 일을 한 기억을 떠올린 사람들에 비해 바른 일을 한 기억을 떠올렸던 사람들이 (그 기억을 토대로 계속해서 좋은 일을 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선행의 양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과오를 떠올린 사람들에 비해 기부나 사람들을 돕는 등의 선행을 할 필요를 덜 느꼈으며 주어진 과제에서 반칙 등의 비열한 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기억을 떠올리든 자신의 객관적인 상태는 변함 없지만, 좋은 일을 했던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자신의 도덕적인 목표는 어느 정도 완수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여기서는 선행을) 다 이루었도다’ 모드가 되어 애써 착한 일을 더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학자들은 ‘이렇게 되면 정말 좋을거야!’라는 꿈과 상상의 달콤함을 빌려 동기 수준을 높이는 것은 좋지만 그것에서 그치지 않기를 주문한다. 비슷하게 과거의 영광이나 흐뭇한 상상, 무언가를 이루었다는 기쁨을 만끽하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 너무 오래 머무르거나 거기에만 빠져 있는 것은 경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기분 좋은 만족감에서 벗어나 빨리 ‘현실’을 직시하고 꿈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참고로 어떤 연구들에 의하면 때로는 꿈에서 깨어 우리가 거쳐야 할 ‘장애물’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 목표 달성을 위한 실제 ‘행동’을 하게하는 데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꿈을 꾸되 한 쪽 발은 항상 현실에 대고 있는 게 좋다는 것 기억해 보자.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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