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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까오방으로 갔나

2016년 02월 21일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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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블루챌린저’ 대학생 적정기술 봉사단에 활동에 참여한 대원들이 현지 주민들의 집에 방문해 생활에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묻는 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 효성 제공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다.

 

베트남 까오방에 위치한 찌에우응웬 마을에 봉사를 하러 떠난 21명의 이공계 대학생들. 무거운 옥수수 포대를 다락 위로 올리려는 주민을 돕기 위해 김재휘 단원이 솔선수범하려 나섰지만 균형을 잃고 자루 안에 있던 옥수수를 모두 쏟아버렸다.

 

효성이 기아대책과 함께 발대한 대학생 적정기술 봉사단 ‘효성 블루챌린저’는 기술적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주민들이 전기, 물, 보건의 면에서는 최소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현지 형 기술개발 및 보급을 목적으로 한다.

 

이미지 확대하기단원들은 봉사 중 난감했던 경험으로 토대로
단원들은 봉사 중 난감했던 경험으로 토대로 '떨어지지 않는 사다리'를 개발했다. 사진은 실험 중인 단원들의 모습. - 기아대책 제공

작년 8월. 단원들은 현지 주민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기술이 뭔지 확인하기 위한 사전답사 형태의 봉사활동을 떠났다. 주민들의 집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2m 정도 높이의 다락에 올리려던 옥수수는 바닥으로 쏟아졌다. 하지만 이 경험 덕에 ‘떨어지지 않는 사다리’가 개발됐다.

 

떨어지지 않는 사다리는 각목 12개와 끈만 있으면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다. 김 단원은 “옥수수가 쏟아졌을 때 나를 바라보던 현지 주민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며 “한국인보다 골격 구조가 작은 베트남 주민들이 힘을 덜 들이고 물건을 옮겨 부상을 줄일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효성이 대학생 봉사단을 파견한 것은 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엔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1시간 가량 떨어진 타이응웬 마을에 방문했고, 이번에는 더 북쪽으로 이동했다.

 

대학생 특유의 독특한 아이디어 덕분에 탄생한 제품도 있다. 회전하는 플라스틱 통을 밟으면 대걸레의 물기가 빠지는 일명 ‘통돌이 청소기’를 적용한 자가발전 시스템이다. 발판을 밟아 걸레의 물을 짜는 기기처럼 발로 버튼을 밟으면 에나멜선이 감겨진 원 내부를 자석이 회전하며 전자기 유도 반응이 일어나 전기가 만들어진다.

 

멘토로 참여한 백승철 마이소사이어티 대표는 “주변에 놀이 시설이 별로 없는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할 수 있는 활동과 연결한다면 추가적인 활동 없이도 어두운 주변 시설을 밝힐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 현지 스태프로 도움을 준 박선종 기아대책 기대봉사단원은 “적정기술 봉사를 위해 투입된 비용으로 500가구에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이불을 제공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기술을 통해 조금 떨어진 미래의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평가하고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하기인식재고 교육을 위해 제작한 사용메뉴얼과 교육자료. - 기아대책 제공
인식재고 교육을 위해 제작한 사용 메뉴얼과 교육자료. - 기아대책 제공

직접 개발한 기술이 단순한 기술 제공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 널리 사용되게 하기 위해 단원들은 ‘인식 재고’에도 노력을 쏟았다. 가령 물 저장소의 오염을 막기 위해 슬레이트나 시멘트 뚜껑을 사용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여기서 발생하는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위해성을 알리기 위한 교육 자료를 제작하는 식이다.

 

박호경 단원은 “벌레나 이물질로 인한 식수 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물 저장소 뚜껑을 개발하며 지역 주민들이 대나무 가공에 익숙하다는 점을 떠올렸다”며 “현지에 많은 재료를 활용하고, 그들이 익숙한 제조법을 고려한 적정기술을 만들면 현지에서 자체적인 제작과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좋은 적정기술은 적합성, 실현가능성, 지속성의 3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홍성욱 한밭대 적정기술연구소장은 “철저한 현지 조사를 통해 현지인의 필요를 기반으로 제작된 단원들의 제품은 적합성이 있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제작돼 실현 가능성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이라며 “제품을 개선하고 비즈니즈 모델을 구축해 지속성을 갖춘다면 이공계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빛낼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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