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필레~ 인류 첫 혜성 탐사선 영구 동면 들어가

2016.02.16 07:00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 로봇 ‘필레’가 혜성 표면에 착륙한 모습의 상상도. - ESA 제공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 로봇 ‘필레’가 혜성 표면에 착륙한 모습의 상상도. - ESA 제공

 

‘굿바이~ 필레.’

 

2014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에 착륙한 유럽의 탐사로봇 ‘필레’가 영구 동면 상태에 들어간다. 필레와의 교신을 총괄하는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12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필레에게 더 이상 명령을 내릴 수 없는 상태에 접어들었다”며 “이제 필레에게 작별을 고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필레의 혜성 탐사를 총괄한 유럽우주국(ESA)도 같은 날 필레 운영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필레는 2004년 3월 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에 실려 10년 동안 6억4000만 ㎞를 날아가 2014년 11월 12일 일명 ‘추리’로 불리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했다.

 

하지만 착륙 과정에서 방향을 제어하는 보조 추력 발생 장치와 혜성 표면에 몸체를 고정시키는 작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착륙 예정지에서 1㎞ 떨어진 절벽 옆 그늘진 곳에 불시착했다. 태양광을 충분히 받지 못한 필레는 64시간 만에 방전되고 말았다.

 

7개월 뒤인 지난해 6월 13일 67P가 태양에 가까워지면서 필레는 충전을 마치고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필레는 8차례에 걸쳐 2분 남짓 짧은 신호를 보냈지만 지난해 7월 9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 유럽우주국은 로제타호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수차례 명령을 전송하며 필레 깨우기에 나섰지만, 지난달 10일을 마지막으로 이조차 포기했다. 

 

유럽우주국은 착륙 당시 필레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지면에 부딪치면서 고장이 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필레의 태양전지 판이 흙먼지로 뒤덮여 통신이 불가능하다는 추정도 있다. 혜성이 태양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어 필레가 재충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모니카 그래디 영국 오픈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추리의 가스와 먼지를 분석한 결과 밤에 영하 180도까지 떨어진다”며 “영하 50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필레가 이런 극저온에서 제 기능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레가 예상보다 일찍 임무를 중단하게 됐지만 유럽우주국은 이미 1차 탐사 목표치의 80%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필레는 처음 작동을 시작한 64시간 동안 혜성 표면의 이미지를 촬영하고 토양의 화학 성분과 반감기, 온도 등을 측정한 데이터를 지구로 보냈다.

 

마크 매코그린 영국 엑서터대 교수는 “필레가 수집한 데이터 분석에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태양계의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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