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도 임신부 첫 감염… 콜롬비아 3명 전신마비 사망

2016.02.06 07:23


[동아일보] [지카 바이러스 확산]
지역-경로-증상 다양해져 공포 확산

유럽에서도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가 나왔다. 콜롬비아에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 사망자가 처음으로 확인돼 지구촌의 지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인 보건부는 4일(현지 시간) 카탈루냐 주 북동부의 의료 시설에 있는 한 임신부(41)가 콜롬비아 여행 후 귀국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임신부는 임신 13∼14주로 지카 바이러스 창궐 지역을 방문했다가 증상이 나타났다. 현재 스페인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임신부를 포함해 9명이다. 이들은 모두 해외여행 후 감염됐다.

콜롬비아에서는 지카 바이러스와 연관된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 3명이 사망했다. 이 병은 신경계가 공격을 받아 마비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콜롬비아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최소 2만500명, 길랭바레 증후군 환자는 약 100명으로 집계됐다.

브라질에서는 최근 수혈에 의한 감염 사례가 2건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수혈에 의한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확산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에게 헌혈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국제보건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고 세계 각국에 방역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추세는 멈추지 않고 지카와의 ‘전선(戰線)’이 확장되는 추세다.

○ 전 세계로 확산, 수혈, 성관계로도 감염

지난달 말부터 영국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속속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은 30여 개국으로 늘어났다. 지카 확산의 진원지인 브라질의 누적 감염자 수는 이미 15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이후 브라질에서 확인된 소두증(小頭症) 신생아도 404명이나 된다. 스페인의 보건전문가 프레데리크 바르투메우스 박사는 “스페인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가 바이러스를 옮기기 시작할 경우 스페인에서도 수만 명이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자들이 제기했던 수혈 혹은 성관계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실제 사례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카운티 보건당국은 2일 베네수엘라를 다녀온 사람과 성관계를 한 환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브라질은 4일 상파울루 근교 캄피나스 시에서 수혈에 의한 감염자 2명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중남미 지역에 다녀온 이들에 대해 귀국 후 28일간, 캐나다는 21일간 헌혈을 금지하도록 했다. 미국 적십자사도 2일 성명을 통해 “지카 창궐 지역을 다녀온 사람은 최소 28일간 기다렸다가 헌혈해 달라”고 당부했다.

○ 일반인도 길랭바레 증후군 비상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의 80% 이상은 가벼운 발열 증세 이후 대부분 치유된다. 그러나 지카가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위험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길랭바레 증후군 때문이다.

4일 콜롬비아에서 이 질환으로 사망한 3명을 검사한 결과 모두 지카 바이러스 양성 판정이 나왔다. 지카 바이러스와 길랭바레 증후군의 연관성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브라질 동북부, 콜롬비아 등 지카가 확산된 지역에 이 증후군 환자도 늘어 경고의 목소리가 높았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 척수, 뇌신경 등을 파괴해 근육을 약화 혹은 마비시키는 급성 희귀 질환이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중남미 경제는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정부는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른다고 4일 재차 확인했지만 올림픽 특수(特需)를 누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국 CNN머니는 지카 바이러스로 중남미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며 특히 바베이도스, 자메이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의 관광 산업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WHO는 미주 지역의 방역 작업에만 850만 달러(약 100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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