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의 꿈’ 다시 떠오른다

2006.09.19 09:17
‘바다 속 노다지를 찾아라.’ 한반도 주변 바다에 침몰한 옛 선박을 찾아 보물을 건져 올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는 엄청난 문화재가 나온 신안선 발굴 30주년이 되는 해. 여기에 지난달 중국 산둥반도에서 고려시대 선박 2척이 발견되면서 바다 속 보물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신안선 발굴을 계기로 태어난 국립해양유물전시관(전남 목포 소재)은 올해 안에 수중탐사 전담부서를 신설해 보물선 발굴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일부 민간탐사업자나 기업도 보물찾기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200여 곳에 잠자는 해저유물 해양유물전시관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국내 연안에서 수중탐사 필요성이 있는 해역은 216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12곳은 탐사가 끝나 선박 6척과 도자기 등 관련 유물 6만5000여 점이 인양됐다. 전시관의 자랑인 국내 유일의 수중고고학팀은 1년에 최대 2곳을 탐사할 수 있어 현 상태로는 100년 동안 해도 끝내기 힘들 정도다. 전시관의 김병근 박사는 “200여 곳 모두에 진귀한 보물이나 문화재가 묻혀 있다고 장담하긴 어렵지만 고문서 기록 등으로 유추하면 유물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국내 연안 해역에 선박이 많이 가라앉은 것은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때 이 일대가 동아시아 해상실크로드 경유지였기 때문. 당시 고문서에는 중국 일본 등 인접국의 무역선이 강풍을 만나 한반도 해역에서 침몰했다는 기록이 자주 나온다. 민간 쪽에서도 몇 년 전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발굴을 시도했던 동아건설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된 것을 계기로 보물선 존재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일전쟁 당시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돈스코이호는 최대 150조 원의 금괴가 실려 있다는 기록이 있어 동아건설 등이 탐사작업을 벌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선박. 동아건설이 돈스코이호 발굴에 다시 나설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최근 장외주식시장에서 이 회사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최근에는 몽골 등 아시아 국가에서 금은괴 등의 보물을 발굴하는 프로젝트가 민간 탐사업자들의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보물찾기’ 쉽지는 않다 수중 보물탐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는 탐사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한몫했다. 올 5월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연구원은 거제 장목시험장에서 차세대 심해용 무인잠수정 ‘해미래호’ 진수식을 가졌다. 내년에 완성될 해미래호는 바다 속 6000m까지 잠수와 탐사 작업을 할 수 있다. 5m 오차범위에서 목표물 추적이 가능한 위치추적장치(USBL)도 갖춘다. 여기에 음향 해저지형판독기, 저탁도 카메라, 탄성파 지층탐사기 등 다양한 장비로 난파선을 찾아내는 기술을 높였다. 펄이 두꺼운 서해의 자연환경도 수중탐사에 유리한 여건이다. 펄에 묻힌 유물은 벌레조차 들어가지 못할 만큼 완벽하게 보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난파선 인양이나 보물 발굴의 가장 큰 장애는 소유권 문제라고 지적한다. 가령 국내 탐사팀이 돈스코이호를 인양하더라도 국제법상 러시아와 소유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민간업자가 해저탐사에 나서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건져 올린 문화재는 국가에 귀속된다. 해양유물전시관은 신안선 발굴 30주년을 맞아 신안선 특별전(22일∼12월 10일)과 학술대회(11월 17∼19일)를 통해 14세기 중세 해상실크로드를 복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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