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도 의식있다”… 안락사 논란에 영향 미칠듯

2006.09.09 09:46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쳐 식물인간이 된 중환자의 뇌가 정상인의 뇌와 똑같이 작동하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는 식물인간을 판정하고 간병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의대의 에이드리언 오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해 교통사고 후 5개월간 전혀 의식이 없는 23세의 여성 환자에게 말을 거는 동안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비로 이 환자의 뇌를 촬영했다. 그러자 환자의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가 활성화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는 검사에 자발적으로 지원한 정상인들의 뇌 움직임과 같았다. 또 ‘천장 대들보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와 같은 뜻이 불분명한 말을 건네자 언어를 처리하는 다른 뇌 부위가 작동했다. 역시 정상인의 뇌 움직임과 동일했다. ‘테니스를 치고 있다’ ‘집 안을 걷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주문하자 전운동(premotor) 영역 등이 활성화됐다. 이 또한 정상인들의 뇌 움직임과 닮았다. 오언 박사는 “이 환자와 자원한 정상인 12명의 fMRI 필름을 한데 모아 놓으면 환자의 것을 가려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연구결과가 이 환자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일 수 있으므로 모든 식물인간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만약 모든 식물인간이 의식이 있다고 확인되면 식물인간을 둘러싼 윤리적, 법적 논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15년째 식물인간으로 지내던 테리 샤이보(당시 41세) 씨의 안락사 문제를 놓고 큰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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