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임신비만? - 영양섭취 지나치면 당뇨-고혈압

2004.06.07 17:35
박지수씨(가명·34)는 2년 전 첫 아이를 출산했다. 당시 체중은 80kg. 임신 직전에 57kg이었으니까 23kg이 불어난 셈이다. 박씨는 산후 조리를 끝낸 뒤 열심히 운동했다. 6주 후 체중은 70kg까지 떨어졌다. 1년4개월 정도 지난 뒤 박씨는 둘째를 가졌다. 이때 체중은 71kg. 그러나 지난달 출산할 때는 무려 98kg에 이르렀다. 초산 때보다 비만의 정도가 더 심각한 것이다. 박씨는 지금 산후 비만클리닉을 다니고 있다. 임신 전의 체중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지만 박씨 자신도 80kg 아래로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한단다. 박씨의 경우 임신 중 살이 찐 ‘임신 비만’이 산후 비만으로 연결된 것이다.▽임신하면 무조건 잘 먹어라?=옛날 어른들은 임신부가 잘 먹어야 태아도 건강하다고 믿었다. 지금도 이 믿음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일단 의학적 근거가 없다. 오히려 임신 비만은 산후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임신중독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태아가 비만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 수도 있다. 임신 비만은 자연분만도 어렵게 만든다. 최근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팀이 첫 아이를 출산한 1042명을 조사한 결과 비만 임신부일수록 제왕절개를 많이 했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 되면 제왕절개 비율이 52.4%까지 높아졌다. 사실 많이 먹을 필요는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40주 동안 총 8만Cal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260∼300Cal만 추가하면 된다는 얘기다. 임신 초기에는 입덧이 심해 따로 영양공급을 해야 할 정도가 아니라면 신경쓸 필요조차 없다. 한국영양학회는 입덧 직후와 임신 중기에 매일 150Cal를, 임신 중기와 후기에 350Cal를 추가로 섭취하도록 권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보자. 다음 중 매일 한 가지만 먹어도 충분하다. △우유 한 잔과 주스 한 잔 △사과 2개 △군고구마 1개반 △땅콩 50g △포도 1송이 △달걀프라이 1개와 요구르트 1개 △생크림 케이크 1조각 △밀크셰이크 1잔 △생선초밥 0.5인분 △피자 3분의 2쪽 △샌드위치 1개 △밥 1공기 ▽나도 혹시 임신 비만?=임신하면 당연히 체중이 는다. 그래서 “설마 비만이겠냐”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임신 기간 총 11∼12.5kg의 체중이 늘어난다. 태반, 양수, 세포외액 등이 9kg 정도이며 지방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임신 8∼20주는 주당 0.3kg, 그 이후는 0.5kg씩 늘어난다. 출산 후에 1∼3kg이 느는 것도 정상이다. 산부인과 의사들에 따르면 10명 중 3명은 임신한 뒤 15kg 이상 증가하는 과체중이 된다. 1, 2명은 더 심해 20kg 이상 불기도 한다. 30kg 이상 증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의사들은 임신 전보다 체중이 25kg 이상 늘었거나 매달 4kg 이상 증가한다면 십중팔구 임신 비만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즉시 산부인과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영양 균형을 먼저 생각하라=의사들은 “많이 먹는 임신부 대부분이 영양 균형감은 오히려 부족하다”고 말한다. 임신부의 경우 단백질과 칼슘, 철분의 섭취가 특히 중요하다. 임신 전과 비교했을 때 단백질은 30%, 칼슘과 철분, 인은 각각 50%, 엽산은 100%씩 필요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 여성의 단백질 권장량은 하루 70g 정도. 단백질은 임신부의 혈액과 자궁의 성분이 되며 유방을 크게 만든다. 태아를 구성하고 태반의 성분이 되기도 한다. 임신 후기로 접어들수록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는 중요해진다. 동물성 단백질을 총 단백질의 30% 이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생선 한 토막, 달걀 한 개, 두부 등을 매일 먹도록 한다. 그러나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미숙아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총 열량의 25%를 넘지 않도록 한다. 칼슘은 하루에 우유 한 잔을 추가하면 충분히 보충된다. 그러나 철분은 식사만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은 임신 전보다 다소 적게 먹어도 상관이 없다. (도움말=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 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박용완 교수) 체중 안늘어도 비정상…반드시 태아 검사를 군살 없이 배만 예쁘게 나온 임신부들이 있다. 출산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체중이 임신 전보다 5∼9kg밖에 늘지 않은 임신부도 있다. 정상 체중 증가량에 미치지 못하는 이런 경우 태아에 영향이 없을까. 의사들은 당연히 늘어야 할 체중이 늘지 않았다면 반드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 상태를 확인할 것을 권한다. 태아의 발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양수, 태반 등 태아의 성장과 관련된 곳에만 9kg 정도 필요한데 이 정도도 체중이 늘지 않았다면 저체중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임신부가 운동을 통해 꾸준히 체중을 줄인 경우는 조금 다르다. 태아와 관련 없는 부위에서 살이 빠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 해도 태아의 상태는 반드시 체크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임신부가 격한 운동을 하면 태아는 물론 자신에게도 좋지 않다. 특히 임신 후기로 갈수록 운동은 느슨한 게 좋다. 임신 초기와 중기에는 걷기와 수영이, 후기에는 가벼운 산책이 가장 좋다. 요즘 웰빙 열풍과 맞물려 요가를 하는 임신부가 많다. 의사들은 “스트레칭이란 차원에서 보면 괜찮지만 무리한 동작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따라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의사들은 또 “요가 역시 임신 초기와 중기에 국한해야 하며 후기에는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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