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속 과학자

2004.03.02 13:57
과학자들에게 최고의 영예는 당연히 노벨상 수상이다. 과학부문 노벨상은 물리, 화학, 생리의학의 3개 분야로 나눠 선정하고, 분야별로 최대 3명씩 공동수상이 가능하므로 매년 5-9명의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받는다. 그러나 이보다 더 어려운 일도 있으니 그것은 화폐인물로 선정되는 것이다. 화폐 인물이 되기 위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업적을 인정 받아야 할 뿐아니라 해당 국가의 국민들에게도 존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통용 화폐는 약 2천종으로 추정된다. 그 중 1천종을 조사한 결과 모두 421명(남성 382명, 여성 39명)의 인물이 화폐모델로 확인되었는데, 문화예술인이 162명(39%), 정치인이 117명(36%)인데 반해 과학자는 30명에 불과했다. 또 과학자 중에는 물리학자가 20명으로 가장 많은데 이것은 근대 과학의 발전이 이끈 분야가 물리학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화폐에 등장한 과학자 중에서 활동시기가 가장 빨랐던 사람은 그리스의 100 드라크마 지폐에 등장한 데모크리투스다. 그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에 원자(atom)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해 원자론을 세웠다. 20세기 최고의 인물로 뽑힌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도 화폐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그는 주로 독일과 미국에서 연구를 했지만, 그를 지폐 모델로 만들어준 것은 그의 핏줄의 나라인 이스라엘이었다. 그는 5리로트 지폐에 나왔는데 이 지폐는 1984년까지만 쓰이고 지금은 사라졌다. 과거에 여성들의 사회생활이 제한되었던 만큼 과학계에도 여성의 숫자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대표적인 여성 과학자인 퀴리 부인은 화폐에서 남성 과학자들을 완전히 압도했다. 그녀는 연구를 했던 프랑스에서 남편 피에르 퀴리와 함께 500 프랑에, 조국 폴란드에서는 2만 플로티 지폐에 나와서 두 나라의 지폐에 나온 유일한 과학자로 기록되었다. 17세기 과학혁명의 대표자인 뉴턴은 1978년에서 1982년 사이에 발행된 영국 1파운드 화폐에 등장했다. 그는 화폐에 등장하기 이전부터 화폐와 인연이 있었다. 이미 1699년 조폐국장에 임명되어 위조화폐를 단속했고, 화폐 주조 사업에도 공헌했다. 미국의 벤자민 플랭클린은 앞의 과학자들과 달리 고가인 100달러 지폐에 등장한다. 그는 피뢰침의 원리를 밝힌 과학자이지만 과학자로서의 업적보다는 정치가로서의 역할이 더 크게 평가되어 고액의 화폐 인물로 선정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만원권에 등장하는 세종대왕은 국내 화폐 중에서 40년 이상의 최장수 모델이다. 그는 과학자는 아니었지만 한글 창제에 참여하고 측우기, 혼천의, 해시계, 물시계 등 각종 과학기구를 발명하게 했으며 천문, 역법에 관한 책도 편찬케 하는 등 과학분야에 많은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물론 만원권 지폐에는 세종대왕과 함께 물시계도 등장한다. 한국은행은 새로운 화폐의 인물에 대하여 조선시대의 유교 중심적 인물들이 화폐의 얼굴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5천년 역사로 지평을 넓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인물을 고르고 여성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위인으로는 광개토대왕, 장보고, 신사임당, 유관순 등이 있으며 과학자로는 세종시대의 장영실과 실사구시의 학자이자 저술가인 다산 정약용이 있다. 최근 이공계 출신 기피현상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학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지금 과학자가 새로운 지폐의 인물이 되는 것도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 될 것이다. 관련 링크 : 1. 화폐에 등장한 물리학자 사이트 http://www2.physics.umd.edu/~redish/Money/ 2. 세계 화폐 정보 사이트 http://www.numerousmon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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