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입자검출기, 멕시코 피라미드 ‘비밀의 방’ 찾아라

2004.05.18 23:26
멕시코 피라미드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물리학자들이 발 벗고 나섰다. 멕시코시티에서 북동쪽으로 52km 떨어진 고대도시 테오티우아칸(신들의 도시)에는 ‘태양의 피라미드’가 있다. 밑변 220m, 높이 65m나 되는 이 거대 피라미드 밑에는 최근 국가적 관심 속에서 물리 실험장비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라고 13일 영국 BBC 뉴스 인터넷판이 전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의 아르투로 멘차카 박사팀이 설치 중인 이 장비는 다름 아닌 우주입자검출기다. 2000년보다 더 오래된 피라미드 밑에 최첨단 장비를 들여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 장비를 이용해 피라미드 내부에 숨겨진 ‘비밀의 방’을 찾는다는 것.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인 우주선(cosmic ray)이 지구 대기를 ‘폭격’할 때 발생하는 자그마한 입자 가운데 뮤온이 있다. 물질의 기본입자 중 하나인 뮤온은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데 일부가 피라미드를 통과할 때 흡수되거나 투과된다. 멘차카 박사는 “투과 정도는 뮤온이 만나는 물질의 양이 적을수록 커지는데 피라미드의 어느 한 방향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뮤온이 검출되면 피라미드 내부에 그 방향으로 물질이 더 적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는 특정 방향에 빈 공간, 즉 고대 왕들이 매장된 방이 있다는 암시다. 우주입자를 검출하는 연구를 일본과 함께하고 있는 서울대 물리학부 김수봉 교수는 “이 상황은 마치 뼈처럼 단단한 부분에서 많이 흡수되고 물 부분에서 거의 흡수가 안 되는 X선 촬영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의 지하 1km에 설치된 검출기에서도 산보다 밀도가 낮은 강 아래쪽에서 뮤온이 많이 관측됐다. 김 교수는 “피라미드를 파괴하지 않고 내부를 알기 위해 X선 장비를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사방에서 날아오는 우주입자를 이용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태양의 피라미드 밑에서 진행될 우주입자 검출실험은 명백한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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