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먹어야 든든하다? 국산 건강식품만 8053개

2007.09.01 05:01
주모(54·여) 씨는 몇 년 전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간 적이 있다. 의사는 퇴행성관절염 증상이 있다며 약을 처방해 줬다. 주 씨는 약을 꼬박꼬박 복용했지만 무릎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러자 주 씨의 친구는 “그런 약을 먹어서 낫겠어? 글루코사민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주 씨는 그때부터 건강기능식품을 먹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몸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종합비타민제도 2종류를 한꺼번에 먹었다. 얼마 전부터는 친구에게서 노화 방지에 좋다는 말을 듣고는 비타민E 제제와 셀레늄 보충제도 먹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주 씨는 병원에서 처방해 준 퇴행성관절염 약 세 알과 글루코사민 한 알, 종합비타민제 두 알, 비타민E 제제 한 알, 셀레늄 보충제 한 알 등 총 8개의 알약을 한꺼번에 먹는다. 주 씨는 “이제 비타민과 건강기능식품을 먹지 않으면 몸이 나빠지는 느낌이 들어 혹시 중독된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주 씨처럼 하루 서너 종류의 비타민과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사람이 많다. 매일 평균 6.3종의 건강기능식품이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그중 30% 이상이 비타민 등 영양보충제(영양제)일 정도로 ‘비타민 공화국’이 되어 가고 있다. 본보가 200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에서 제조된 전체 건강기능식품 현황에 관한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료를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현재 국내에서 제조돼 유통되는 건강기능식품이 8053종에 이르고 이 가운데 비타민 등 영양제가 3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이 국내에서 제조된 건강기능식품 전체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6종씩 쏟아져=건강기능식품이란 말은 2004년 1월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건강보조식품, 영양보충식품, 인삼제품 등 3개 분야로 나뉘어 있었지만 2004년 1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면서 통합된 것이다. 2004∼2007년 7월 국내에서 제조돼 출시된 건강기능식품은 8053개 품목이었다. 매일 평균 6.3종의 건강기능식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은 2004년 2739개, 2005년 2454개, 2006년 1830개, 2007년 상반기 1030개 품목이 각각 출시됐다. 얼핏 보면 제품 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2004년 건강기능식품으로 통합될 때 미처 신고를 못했던 제품들의 신고를 뒤늦게 마쳤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건강기능식품이 늘면서 제조업체도 2004년 217개였던 것이 2005년 310개, 2006년 337개로 3년간 24%가 늘었다. {timg_l2}▽비타민 공화국?=건강기능식품은 총 38개 분야로 세분화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타민, 미네랄 보충제 등 영양제다. 식약청은 “영양제를 세분화하지 않았지만 비타민 제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비타민을 비롯한 영양제는 2004년 754개, 2005년 754개, 2006년 653개, 2007년 상반기 379개 품목이 출시돼 현재 총 2540개 품목이 시장에 나와 있다. 이는 전체 건강기능식품의 31.6%로 건강기능식품 세 개 중 하나는 비타민이나 각종 미네랄 제제인 것. ▽판매액은 홍삼이 가장 많아=식약청은 2005년부터 국내에서 제조된 건강기능식품의 총판매액을 집계하고 있다. 아직 2006년 실적은 집계되지 않아 2005년 자료가 유일하다. 2005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제조된 건강기능식품은 모두 6856억2379만 원어치가 팔렸다. 이 중 93.8%인 6433억518만 원어치가 국내에서 팔렸고 나머지 423억1861만 원은 수출을 통해 벌었다. 2005년 해외에서 들어온 건강기능식품은 모두 2억1537만 달러(2046억 원)어치다. 따라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최소한 연간 1조 원은 넘을 것으로 분석된다. 분야별 매출액을 보면 홍삼제품이 1위를 기록했다. 홍삼제품은 2005년 한 해 동안 국내 1799억 원, 수출 120억 원 등 총 1919억 원어치(전체의 28.0%)가 팔렸다. 매출액 2위는 알로에(970억 원), 3위는 비타민 등 영양제(948억 원), 4위는 글루코사민(642억 원)이었다. 인삼제품은 수출액(191억 원)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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