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黃 대담]소년시절 공통점은? “라이파이 팬이었죠”

2005.09.23 09:23
황우석 교수와 황창규 사장은 해당 분야에서의 업적만큼이나 말솜씨도 뛰어났다. 황 교수는 강의로 단련된 언변(言辯)을, 황 사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 치밀함과 관록을 과시했다. ○…두 사람은 이날 대담에서 서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 교수는 황 사장의 16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국가적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황 사장은 “황 교수 칭찬 좀 하겠다”며 “6개월 전 BT와 IT의 결합을 설명했는데 당시는 듣고만 있더니 오늘 보니 황 교수가 이 분야에 뼈대를 갖춘 논리를 제시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러다 제가 설 자리가 없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해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BT가 성숙되면 DNA칩에 소프트웨어가 들어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명이 이뤄진다.”(황 사장) “초소형 IT 기기가 (줄기세포에) 임베딩 되면 모니터링은 물론 리모트 컨트롤도 가능하다.”(황 교수) 두 사람의 대화는 영어로 된 전문 용어가 절반이었다. 대화가 무르익을수록 전문용어는 더 많아졌고 강의실이 연상될 정도로 분위기가 뜨거웠다. ○…대담 도중 뜬금없이 ‘정의의 사자 라이파이’도 등장했다. 두 사람이 꿈을 키워 온 동기 중 하나가 1960년대에 나온 한국 공상과학 만화의 효시 라이파이였단다. 라이파이는 머리에 ‘ㄹ’자가 새겨진 두건을 두르고 전 세계의 악당과 싸우는 ‘토종(土種) 글로벌 영웅’. 변변한 볼거리가 없던 당시 두 사람은 라이파이에 푹 빠져 첨단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대담이 끝난 뒤 황 교수가 예정에 없던 실험실 방문을 제안했다. “BT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실을 꼭 한 번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 수의대 6층 무균실험실. 방진복으로 갈아입으라는 실험조교의 말에 황 사장은 “삼성전자 연구실과 똑같네요”라며 다소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황 교수는 난자 핵 처리 기구 등을 상세히 소개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보안상 극히 일부만 보여줄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동아일보는 5월 황 교수가 환자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대담을 추진했다. 현재 한국을 먹여 살리는 황 사장과, 미래에 한국을 먹여 살릴 황 교수의 격조 있는 지적 교류를 독자들에게 소개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제학회 참석 등으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황 교수와 1년에 절반가량을 해외 출장으로 보내는 황 사장의 일정을 맞추기는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다. 일정 조정에 실패하기를 수차례. 4개월 만인 22일 ‘투(Two) 황의 만남’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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