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기형아…끝없는 공포

2006.04.26 09:02
26일은 사상 최악의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일컬어지는 체르노빌 사고 발생 20주년. 1986년 이날 옛 소련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원전 4호기에서 불이 일어나면서 대량의 방사능이 누출돼 유럽 전역이 오염된 대재앙이 발생했다. 당시 사고 영향권 내 인구는 1억여 명으로 인류는 핵의 무서움을 실감했다. 사고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지만 대체에너지원 개발이 느려 전력 공급을 위한 원전 의존도는 높아만 가고 있는 실정이다.▽체르노빌 현장=사건 당시 주민 10만여 명이 대피한 데다 2000년 체르노빌 원전이 완전히 폐쇄되면서 반경 30km 이내 지역은 한때 폐허가 됐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방사능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부 주민이 되돌아왔다. 현재는 8개 마을에 360여 명이 살고 있다. 대부분 갈데없는 노년층이다. 원자력발전소에도 직원과 연구원 등 3200명이 있다. 아직도 이 지역의 방사능 농도는 안전허용 기준치보다 30∼40배 높다. 인적이 끊기며 산림이 무성해지자 늑대 여우 등 야생 동물이 많이 서식하게 됐다. 이것이 생태계 부활의 신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현지 여행사가 하루 30만 원 정도의 관광상품을 내놓자 외국 관광객들과 반핵 운동가 등이 이곳을 찾고 있다. ▽끝나지 않은 재앙=사고 당시 29명이 숨졌으며 수많은 사람이 방사능 피폭 영향으로 암 발병과 기형아 출산 급증 등 후유증에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실상은 아직도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9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고 피해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벨로루시 정부는 방사능 피폭에 의한 사망자를 4000여 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암 사망자만 9만 명이 넘을 것”이라면서 “IAEA 등이 피해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방사능 피폭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탓으로 현재까지도 피해를 정확하게 산출하지 못하고 있다. ▽부활하는 원전=체르노빌 사고 후 각국은 커다란 충격으로 원전을 폐쇄하고 건설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나라가 잇달아 원전을 건설하는 등 원자력 발전은 부흥기를 맞고 있다. 고유가로 화력발전소 건설이 부담스러워진 데다 원자력이 대기오염을 줄이는 청정에너지란 점을 고려한 것이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원전 건설을 시작했거나 추진 중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원전 건설 재개를 선언했다. 체르노빌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았던 옛 소련 국가들조차 여전히 원전에 의존하고 있다. 피해 당사국이며 현재도 15기를 가동 중인 우크라이나는 2기의 원전을 더 지을 계획이다. 원전의 최대 시장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전력이 많이 필요해진 중국과 인도. 14기를 가동 중인 인도는 9기를 새로 짓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무려 40여 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한반도와 가까운 산둥(山東) 반도에 상당수가 건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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